제14회 자문밖문화축제 《ART PASSAGES: 예술적 여정》이 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아트센터와 가나아트센터를 비롯한 평창동·부암동 등 자문밖 일대에서 열린다.
‘자문밖’은 자하문 바깥을 뜻한다. 북한산과 북악산이 품은 이곳에는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미술관과 갤러리, 공연장과 작가의 작업실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이어왔다. 올해 축제는 흩어져 있던 공간들을 예술이라는 길로 연결해 관람객이 직접 걷고, 머물고, 감상하는 특별한 여정을 선보인다.
올해 주제인 ‘ART PASSAGES’에는 예술 공간을 통과하며 사람과 사람, 공간과 일상, 작품과 거리 사이의 경계를 넘어선다는 뜻이 담겼다. 하나의 공연장이나 전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자문밖 곳곳을 거닐며 자신만의 예술 지도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목적지로 향하는 골목과 계단, 나무 사이로 스치는 가을바람까지도 축제의 한 장면이 된다.
축제의 문은 18일 오후 7시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리는 ‘자문밖 가을 음악회’가 연다. 음악감독 김민이 이끄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올라 깊어가는 가을밤을 현악의 선율로 채운다.
19일 오전 10시 30분 가나아트센터 아카데미홀에서는 ‘자문밖, 다시 바라보기’를 주제로 미래포럼이 개최된다. 예술가와 주민, 문화기획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문밖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 지역 예술의 내일을 이야기한다. 축제가 단순히 보고 즐기는 행사를 넘어 동네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공론장이 되는 시간이다.
자문밖 곳곳의 작은 공연장에서는 저마다 다른 빛깔의 음악이 이어진다.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는 19일 오후 5시 바리톤 김태한과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아리아와 라흐마니노프의 무곡을 들려준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부암아트홀에서는 우지연·이소은 듀오 콘서트가 관객을 맞는다.
삼세영 갤러리에서는 첼리스트 홍진호의 ‘시간이 노래하는 곳(Where Time Sings)’이 열리고, 살롱드무지끄에서는 돌섭듀오가 ‘피터팬과 어린왕자’를 주제로 클래식 타임머신을 펼친다. 포레드뮤지끄에서는 후기 낭만주의 가곡과 시어가 만나는 공연이 마련돼 음악과 문학이 한 무대에서 호흡한다.
20일 오후 2시 가나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HPO와 캔스웰의 합동 콘서트가 가을 하늘 아래 울려 퍼진다. 축제는 이날 오후 5시 부암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세종트리오의 ‘피아졸라 탱고’와 자문밖 네트워킹 살롱으로 사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시민들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는 오픈 클래스도 풍성하다. 햇빛으로 식물의 형상을 기록하는 ‘햇빛으로 찍는 식물영화’를 비롯해 ‘내 마음을 연주하는 피아노’, ‘몸의 움직임을 발견하는 시간’, ‘몸으로 읽는 우리 동네’, ‘빛나는 조각’, ‘청화백자, 나의 문양 만들기’ 등이 여러 문화공간에서 진행된다.
그날 자문밖을 찾는 이들에게 예술은 벽에 걸린 그림이나 무대 위 연주에만 머물지 않는다. 작품을 만나기 위해 걷는 길이 전시장이 되고, 잠시 멈춰 바라본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낯선 이와 나눈 짧은 인사와 골목 너머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예술적 여정의 일부가 된다.
가을밤에 예술이 생각난다면, 올해는 자하문 밖으로 걸음을 옮겨도 좋겠다. 산 아래 오래된 동네가 문을 열고, 미술관과 공연장 사이의 길이 우리를 또 다른 계절로 안내한다.
공연과 프로그램별 개최 시간 및 장소, 사전예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자문밖문화포럼 공식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축제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아트센터와 가나아트센터 등 자문밖 일대에서 진행된다. 종로구 행사 안내도 관련 일정과 장소를 안내하고 있다.
[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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