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의 SNS 마케팅, AI에게 초안을 맡기고 사장님의 이야기를 더하자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손님이 돌아간 미용실에는 가위질 소리 대신 고요가 내려앉는다. 바닥을 쓸고 수건을 정리한 뒤에야 사장은 휴대전화를 꺼낸다. 오늘도 게시물을 올려야 한다. 사진은 몇 장 있는데 첫 문장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하루 종일 사람을 대하고도, 화면 너머의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은 또 다른 숙제다. 꽃집과 미용실, 세탁소와 작은 공방에는 저마다 오래 쌓인 이야기가 있다. 꽃이 시들지 않도록 포장하는 손길, 옷감에 따라 다림질 온도를 달리하는 수고, 처음 온 손님의 망설임을 기다려주는 상담. SNS 마케팅의 재료는 이미 가게 안에 있다. 그 재료를 찾아 문장으로 정리하는 데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처음부터 “손님이 많이 오는 홍보 글을 써줘”라고 부탁하면 어느 가게에나 붙일 수 있는 문구가 나오기 쉽다. AI에게도 가게를 소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하는지, 주로 누가 찾아오는지, 어떤 순간에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자. 사장님이 평소 손님에게 쓰는 말 두세 문장을 함께 건네면 글의 말투를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가령 이렇게 요청할 수 있다. “나는 동네에서 예약제로 운영하는 1인 미용실 사장이다. 주요 손님은 퇴근 뒤 조용히 상담받고 싶은 직장인이다. 강점은 충분한 상담 시간이다. 이 정보로 인스타그램 글을 세 가지 써줘. 각 글은 200자 이내로, 첫 문장은 손님의 일상에 공감하고 마지막에는 예약 문의 방법을 안내해줘. 제공하지 않은 가격과 할인, 시술 효과는 만들지 마.”이 요청에는 업종과 대상, 강점, 글의 길이, 피해야 할 내용이 들어 있다. 답변을 받은 뒤에는 “표현이 너무 화려하니 동네 사장님이 편하게 말하듯 고쳐줘”라고 이어갈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문장에 오늘 매장에서 확인한 사실 한 줄을 더하면, 초안은 비로소 그 가게의 글이 된다.매번 새로운 게시물을 궁리하는 부담도 나눌 수 있다. 꽃집이라면 꽃 관리법, 제작 과정, 선물 고르는 요령을 한 주의 흐름으로 엮어보자. “사진 다섯 장을 보고 월요일은 관리법, 수요일은 제작 과정, 금요일은 주말 선물 제안으로 게시 계획을 짜줘. 사진 선택과 첫 문장, 본문, 문의 안내를 표로 정리해줘. 사진만으로 알 수 없는 꽃 이름과 가격은 먼저 물어봐줘.” 사진을 읽을 수 있는 AI에 직접 찍은 이미지를 제공하면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꽃의 품종이나 재료를 잘못 알아볼 수 있으므로 실제 내용과 맞춰봐야 한다.리뷰 답변도 도움받을 만하다. 칭찬에는 무엇이 고마웠는지 구체적으로, 불편을 말한 손님에게는 어떤 부분을 확인하고 어떻게 연락받을지 차분하게 전하면 된다. 이름과 연락처를 지운 리뷰를 넣고 “변명하지 않는 말투로 답변 초안을 써줘. 확인되지 않은 책임이나 보상은 약속하지 마”라고 요청해보자. 사장님이 직접 읽고 상황에 맞게 다듬은 뒤 올리는 과정까지가 한 묶음이다. 사진에는 더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손님 얼굴을 게시하려면 동의를 구하고, AI로 만든 공간이나 결과물을 실제 매장과 시술 사례처럼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 시민들이 화면을 보고 품은 기대가 가게 문을 열었을 때의 경험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게시 뒤에는 조회 수와 함께 예약 문의, 길 찾기, 실제 방문으로 이어진 반응을 기록해보자. 몇 주 동안 어떤 이야기에 문의가 붙었는지 살피면 다음 글의 방향이 조금씩 보인다. 큰 비용을 들이기 전에 가게의 말이 누구에게 닿고 있는지 배우는 시간이다.오늘은 멋진 광고 한 편보다 우리 가게만 아는 장면 하나를 꺼내보면 어떨까. AI에게 문장의 첫 매듭을 맡기고, 그날의 온기를 사장님이 보태는 것이다. 매일 문을 여는 사람의 목소리가 차곡차곡 쌓일 때, SNS에도 단골이 앉을 자리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