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U 연구, 2023년 순탄소 배출 0.01~0.17PgC…산불보다 식생 흡수 저하 영향 커
최신 연구 “2024년 건조·고온 복합상태 1982년 이후 가장 심각”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아마존 열대우림의 탄소 흡수 능력이 극심한 가뭄과 고온에 흔들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국제학술지 ‘Climate Dynamics’에 실린 연구는 1982~2024년 강수량과 기온, 하천 수위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2024년 아마존의 건조·고온 복합상태가 우기와 건기 모두에서 관측기간 중 전례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한 차례 이상현상을 넘어, 최근 가뭄이 아마존의 물순환과 탄소 흡수 기능을 함께 압박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탄소수지 변화는 2023년 자료에서 이미 확인됐다. 막스플랑크 생지화학연구소와 브라질·유럽 연구진이 올해 2월 ‘AGU Advance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아마존 전체는 산불을 포함해 0.01~0.17페타그램 탄소(PgC)를 순배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1PgC는 10억톤의 탄소다. 연구진은 그해 산불 배출량이 약 0.15PgC로 2003~2023년의 통상적인 변동 범위에 있었던 반면, 건기 식생의 탄소 흡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 순배출 전환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특히 2023년 9~11월 아마존 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약 1.5℃ 높았고 대기와 토양의 건조도도 크게 높아졌다. 식물은 물이 부족하고 공기가 건조해지면 잎의 기공을 닫아 수분 손실을 줄이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와 광합성도 함께 감소한다. 연구에서는 연초인 1~4월에는 평년보다 강한 탄소 흡수가 나타났지만 5월 이후 흐름이 바뀌어 10월에 배출이 가장 강해졌다. 즉 아마존이 갑자기 영구적인 탄소배출원으로 바뀌었다기보다, 심한 가뭄이 한 해의 탄소수지를 순배출 쪽으로 밀어낸 것이다.숲 자체의 피해도 컸다. 지난 3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는 1992~2025년 레이더 위성 관측을 이용해 2023~2024년 가뭄이 온전한 아마존 숲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이 기간 전체 숲의 26.8%에서 수분과 생체량 변화를 반영하는 레이더 신호가 30여 년 관측 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005년 대가뭄 당시 11.0%였던 것의 두 배가 넘는다. 피해는 특히 동부 아마존에서 두드러졌다.회복 속도도 문제다. 같은 연구는 과거 기후와 미래 강수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2023~2024년 피해를 입은 지역 가운데 7년이 지나도 절반 미만만 가뭄 이전 상태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심한 가뭄이 약 7년 간격으로 반복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숲은 충분히 회복하기 전에 다음 가뭄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뭄이 반복될수록 나무 고사와 숲 구조 변화가 누적되고 탄소 저장능력도 약해질 가능성이 커진다.최신 연구는 아마존 가뭄의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9월 16일 공개된 연구에서는 우기에는 엘니뇨·남방진동(ENSO)의 영향이 크지만, 건기에는 카리브해와 열대 북대서양의 높은 해수면온도가 건조·고온 조건을 강화하는 주요 배경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이 해역의 지속적인 온난화가 아마존 건기의 건조와 고온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은 장기추세를 제거한 뒤에도 우기와 건기 모두에서 가장 심한 복합 건조·고온 상태로 나타났다.다만 ‘아마존 전체가 탄소흡수원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지역별 차이가 크고, 해마다 강수와 기온, 산불, 산림 훼손 정도에 따라 탄소수지가 달라진다. 올해 8월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연구도 아마존 유역의 탄소 흡수와 물 사용의 관계가 지역별로 크게 달라지고 있으며, 대기 건조도가 높아질수록 광합성이 억제돼 장기적인 탄소흡수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한 해의 순배출보다 이런 취약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아마존은 지구 탄소순환과 남미 강수체계를 동시에 떠받치는 핵심 생태계다. 가뭄과 고온이 광합성을 줄이고 나무 고사와 산불 위험을 높이면 숲이 흡수하는 탄소는 줄고 대기로 돌아가는 탄소는 늘어난다. 최근 연구들은 ‘아마존이 이미 완전히 탄소배출원으로 바뀌었다’는 결론보다, 극한 가뭄이 반복될수록 탄소흡수원으로서의 안정성이 약해지고 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데 공통점을 보인다. 향후 산림 훼손을 줄이는 동시에 반복되는 고온·가뭄 사이에 숲이 회복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