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쓰려 2천억 빌려 이자만 11억”…서울시 ‘돌려막기’ 재정 도마 위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1-07 16:29:09 댓글 0
내년 상환액 57% 또 차환채…서울시 “예산 집행 절차상 불가피”
▲이영숙 시의원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가 불과 두 달 뒤 기금으로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2,000억 원대 단기 채권을 발행, 1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 본청과 산하 투자기관의 총채무가 27조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빚을 다시 빚을 내어 갚는 ‘차환(借換) 중심’의 구조가 시 재정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2개월 메우려 이자 11.7억…“행정 편의가 부른 세금 낭비”

7일 서울특별시의회 이영숙 의원(사진)이 기획조정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6년 만기가 도래하는 지방채 상환을 위해 2,005억 원 규모의 차환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차환채가 불과 2개월짜리 단기물이며, 2027년 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원으로 전액 상환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단 두 달간의 시차를 메우기 위해 새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순수 이자비용만 약 11억 7,000만 원에 달한다. 여유 재원인 기금이 확보돼 있음에도 불필요한 차입 절차를 밟아 수십억 원대 혈세가 금융비용으로 증발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내부 관계자는 현행 예산회계 제도의 경직성을 토로했다. 서울시 재정 담당 관계자는 “지방채 발행을 통한 차입금이 이미 2026년도 본예산 세입으로 확정·편성되어 있어, 이를 임의로 취소하고 기금으로 즉각 대체할 경우 세입 결손 및 결산상 행정 착오 문제가 발생한다”며 “의회의 예산 승인 절차를 준수하고 연도별 세입·세출 불균형을 회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채권 발행에는 금리 비용뿐 아니라 인수 수수료와 각종 부대비용이 수반된다”며 “상환 재원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결산 문책이나 행정 절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10억 원대 이자를 지출하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이어 “단기 지방채의 잦은 발행은 채권 시장의 수급 부담을 가중시키고 유동성 관리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0년 새 빚 3배 폭증…2027년 상환액 절반 이상이 ‘빚내서 빚 갚기’

단기 차환채 논란 이면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서울시의 구조적 채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 채무는 2017년 3조 7,451억 원에서 2026년 11조 5,695억 원으로 10년 만에 3.1배 급증했다.

여기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9조 7,844억 원), 서울교통공사(5조 550억 원) 등 6개 투자기관의 빚을 더하면 총채무는 26조 7,781억 원으로 치솟는다. 천만 인구가 붕괴된 서울시민(약 933만 명) 1인당 약 287만 원의 빚을 짊어진 셈이다.

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발행된 서울시 지방채의 만기까지 누적 이자액은 약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7년 상환 예정인 지방채 1조 7,710억 원 가운데 57.1%(1조 113억 원)는 다시 신규 차환채로 충당할 방침이다. 원금을 줄이지 못한 채 만기만 연장하는 ‘채무 폭탄 돌리기’가 일상화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영숙 의원은 “상환액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돌려막는 것은 건전재정이 아닌 사실상의 부채 연장”이라며 “재정 여건이 바뀌었다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을 활용해 발행 규모를 탄력적으로 줄였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서울시의회는 향후 결산 검사 및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산하 공기업 채무를 통합 관리하는 ‘중장기 통합 부채 관리 시스템’ 도입과 함께, 세입 여건 변동 시 지방채 조기 상환 및 발행 취소를 허용하는 규정 개선을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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