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재계를 뒤흔든 빅딜 소식이 나왔다. SK텔레콤이 케이블 TV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시킨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케이블 TV 업계는 물론 통신망 업계, 특히 재계 전반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인수하는 30% 외 CJ 오쇼핑의 CJ헬로비전 잔여 지분(23.9%)은 향후 양사 간 콜/풋 옵션 행사를 통해 인수할 수 있다.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 인수와 함께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CJ헬로비전 : SK브로드밴드=1 : 0.4756554’이며, 합병 법인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75.3%, CJ 오쇼핑의 지분율은 8.4%가 된다.합병은 내년 초 SK브로드밴드 및 CJ헬로비전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을 예정이며, 합병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는 상장법인인 CJ헬로비전에 통합되어 우회상장 된다. 인수 및 합병 완료는 2016년 4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단 주주총회 및 인수·합병 완료 등 관련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SK텔레콤 측은 합병 법인의 주력 사업을 미디어로 전환하고, 케이블TV와 IPTV의 Hybrid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홈 고객 기반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여, ‘최고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SK텔레콤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이 올해 2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방송을 시작했고, 지난해 UHD 방송을 상용화하는 등 혁신의 DNA를 보유하고 있어, ‘생활가치’, ‘IoT’ 및 ‘미디어’ 등 3대 차세대 플랫폼을 성장 전략으로 추진중인 SK텔레콤과의 사업 시너지 창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이번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은 미디어 및 네트워크 인프라 융합 및 고도화를 통해, 미디어 산업 변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CJ그룹과의 전략적 제휴·협력을 강화를 위해 CJ㈜의 1500억원 규모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더불어SK 텔레콤과 CJ그룹은 이 같은 선제적 사업재편을 통해 각자의 핵심역량인 플랫폼과 콘텐츠에 집중하고, 콘텐츠 수급·해외 판매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한편, SK텔레콤과 CJ그룹은 미디어 및 ICT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각 500억원 규모 2개 펀드(총 1000억원)를 조성해 운용한다. SK텔레콤과 CJ E&M이 각 250억원을 출자하는 펀드는 주로 미디어 콘텐츠 영역에 투자하며, SK텔레콤과 CJ오쇼핑이 각 250억원씩 출자하는 펀드는 IT 스타트업 중심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ICT 시장이 통신·미디어·디바이스·콘텐츠 등이 융/복합된 차세대 플랫폼 격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히며 “통신에 기반한 미디어 산업을 플랫폼과 연계 발전시키는 진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CJ헬로비전 인수 및 CJ그룹 과의 제휴·협력이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미디어 산업 창출을 위한 변화와 혁신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재계 일각에선 이번 ‘빅딜’이 단순히 기업 하나를 인수하고 매각하는 게 아니라 양측 간 제휴 차원의 전략이 녹아있는 결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CJ는 국내 방송과 영화 등을 포함한 해당분야의 절대강자로 통하고 있다. 이에 SK의 막강한 통신 인프라까지 겹쳐진다면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업계를 긴장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신·미디어·디바이스·콘텐츠 등이 복합된 차세대 ‘공룡 플랫폼’의 탄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입자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한편, SK텔레콤과 CJ의 ‘빅딜’ 외에도 대기업 간 사업 구조개편이 한창이다.삼성의 사업구조 개편도 현재 진형형이다. 삼성그룹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말 한화로 테크윈, 탈레스, 종합화학, 토탈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 롯데그룹에 삼성SDL 케미칼 부문, 정밀화학, BP화학을 넘기기로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만나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재계 일각에선 삼성과 롯데의 ‘빅딜’ 또한 석유화학 업계에선 최대 빅딜이자,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M&A 사례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