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창의성을 강조해온 경영 철학과 달리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자 가장 먼저 직원들의 근무 여건부터 손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저녁식사 지원과 야근 택시비, 통신비 지원 기준을 대폭 강화하거나 축소했다. 야근 시 이용 가능한 식당은 지정된 곳으로 제한됐고 택시비 지원 기준도 까다로워졌다.
일부 현장 직원들의 통신비 지원 역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비용 효율화 차원의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직접 체감하는 지원 항목들이 줄어들면서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부담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구축해온 기업 이미지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디자인 경영과 수평적 조직문화, 창의적 업무 환경 등을 내세우며 현대카드를 금융권의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시켜 왔다.
사옥 혁신과 문화 프로젝트, 브랜드 마케팅에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지만 정작 직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 복지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복지 축소 이상의 문제로 바라본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경기 둔화 등으로 업황이 악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진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용 절감이 필요하더라도 가장 먼저 직원 지원을 줄이는 방식은 책임 있는 경영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노사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해당 지원이 취업규칙이 아닌 예산 집행 기준이어서 노조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법적 문제 여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신뢰와 소통의 문제를 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정 부회장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조직문화의 실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평소 혁신과 사람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기업이라면 비용 절감의 부담 역시 구성원과 함께 논의하고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현대카드 직원은 “혁신과 창의성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지원이 계속 줄어드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며 “성과는 경영진의 몫이 되고 비용 절감의 부담은 직원들이 떠안는 것 같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식대나 택시비 문제가 아니다. 위기 국면에서 기업이 누구의 희생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누구와 고통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혁신 기업을 자처해온 현대카드가 그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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