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란의 여행 칼럼] 외국인 3천만 시대 ... 하지만 글로벌 하지 못한 국내 결제시스템

김미란 칼럼니스트 기자 발행일 2026-08-03 07:12:33 댓글 0


필자는 외국인 3천만 시대를 맞이한 시대에, 글로벌하지 못한  결제시스템 서비스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며칠 전 필자는 해외 중국인 손님들을 모시고 신논현역 먹자골목을 갔었다. 그런데 상당수의 슈퍼마켓과 식당들에서 위챗페이도 안 되고 알리페이도 안 된다는 말을 전달 받았다.


외국인 3천만 시대를 준비한다면서, 해외 관광객 방문이 필요하다면서, 정작 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수단은 받을 수 없는 현실.

유커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없다. 현금을 조금 들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 물가를 생각하면 그 돈으로 마음껏 소비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결국 관광은 하지만 제품이나 기념품들을 사고 싶어도 못 사고, K-푸드를 즐기고 싶어도 마음껏 즐길 수가 없다.

우리는 관광객들이 유명 관광지들을 찾고 쇼핑만 하지, 정작  돈을 안 쓴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돈을 안 쓰는 걸까? 아니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필자는 오늘 하루만 해도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벤티 택시를 불렀다. 분명 5인승 차량인데 기사님은 “4명만 탑승 가능합니다.“라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화부터 낸다.

자세히 들어보니 서울시 규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부적인 속사정은 앞좌석에는 짐이 있어서 안 되고, 맨 뒤 좌석은 펼치기 귀찮아서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앞에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다음에 부른 벤티 기사님은 달랐다. 차량도 깔끔했고, 손님들을 먼저 배려해 주셨다. 같은 직업인데도 서비스에서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방문 손님들과 함께 운동화를 사러 한 브랜드 매장에 들어갔다. 직원들의 표정과 말투는 차갑기만 했다.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커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통역사이자 가이드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솔직히 당황스럽고 미안했다.

사실 예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의 소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몇 달 동안 중국 손님들과 전국을 다니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외국인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친절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을 위한 거창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한 결제 하나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택시에서 불필요한 실랑이를 하지 않는 것, 매장에서 손님을 웃으며 맞이하는 것.

이런 사소하지만 작은 것들이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이자 관광의 경쟁력이다.

한국은 분명 관광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좋은 나라다. 맛있는 음식도 많고, 안전하고, 볼거리도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관광객은 돈만 쓰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한국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오고,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을 추천하는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의 경험이 한국의 이미지가 된다.

외국인 3천만 시대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그들이 불편 없이 결제할 수 있는 나라, 편안하게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나라, 환영 받는다 또는 배려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짧은 하루라는 시간에 한국을 찾은 중국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여러 번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사회가 진짜 관광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