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 데려온 류석문…현대오토에버 노조 추진에 '실패한 영입' 되나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6-18 13:40:22 댓글 0
▲정의선회장

현대오토에버 내부에서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류석문 대표 체제가 출범 반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노사 이슈가 아닌 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집단적 불신이 표출된 결과로 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 직원들이 참여하는 익명 카카오톡 대화방 가입자는 최근 1600명을 넘어섰다. 전체 임직원 수가 약 5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직원 3명 중 1명 이상이 노조 설립 논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노조 설립을 위한 조직적 기반이 상당 부분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없던 회사에서 이 같은 규모의 집단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직원들의 불만은 류 대표 취임 이후 추진된 조직 운영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재택근무 축소와 성과급 감소, 인사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싼 불만이 누적되면서 내부 피로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류 대표의 친정인 쏘카 출신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잇따라 기용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여부를 떠나 특정 인맥 중심의 조직 운영이라는 인식이 내부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 자체가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류 대표는 쏘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2024년 현대오토에버에 영입됐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수혈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기대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 판단에 대한 검증대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SDV 전략의 핵심 계열사다. 그룹이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핵심 개발 인력들의 신뢰를 얻는 데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가 없는 조직에서 직원 16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화방이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현 경영진에 대한 경고장"이라며 "경영진과 구성원 간 소통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SDV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영입한 외부 전문가가 조직 혁신보다 내부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상황"이라며 "노조가 실제 출범하고 조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그룹 수뇌부가 류 대표 거취를 고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류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가 아니라 사실상의 성적표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직 안정화보다 내부 반발이 먼저 표면화됐다는 점에서다.

 

노조 설립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디지털 전환의 선봉이 아니라 리더십 실패 논란에 휩싸인 핵심 IT 계열사라는 부담스러운 평가와 마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