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34년' 축구협회…이번엔 정기선? '3대 세습' 논란 불붙나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7-25 14:46:02 댓글 0
차기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출을 앞두고 현대가(家) 인사가 다시 협회를 이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축구계 안팎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기선 회장


 축구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은 없지만, 현대가가 30년 넘게 한국 축구 행정을 이끌어온 만큼 차기 회장 선거에서도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1993년 정몽준 당시 현대중공업 고문이 회장에 선출된 이후 올해까지 사실상 현대가가 중심 역할을 해왔다.


 정몽준 전 회장은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6년간 협회를 이끌며 2002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등을 성사시켰다. 이후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조중연 회장이 협회를 맡았고, 2013년부터는 정몽준 전 회장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HDC 회장이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다.

 재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축구는 현대'라는 인식이 형성돼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정몽준 회장이 재임하던 시절 LG측 인사의 협회장 출마 움직임이 있었으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축구는 우리가 맡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일화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재계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다.

 만약 정기선 회장이 차기 회장에 선출될 경우 현대가는 3대에 걸쳐 30년 이상 한국 축구 행정의 중심을 맡게 된다.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는 '협회장 세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나온다.

 
물론 대한축구협회장은 회원들의 선거로 선출되는 자리여서 법적으로 세습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같은 가문이 장기간 협회를 이끄는 구조 자체가 공공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체육행정학 교수는 25일 "핵심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거버넌스 구조"라며 "같은 가문이 오랜 기간 협회를 운영하면 조직이 폐쇄적으로 비칠 수 있고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 관계자도 "선수 출신이나 지도자, 지역 축구인 등 다양한 배경의 인물이 협회를 이끌 기회가 줄어든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며 "협회의 공공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가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축구 원로는 "현대가는 오랜 기간 한국 축구에 투자해 왔고 국제 축구계 네트워크와 후원 유치 능력에서도 강점을 보여왔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출신이 아니라 협회를 얼마나 투명하고 혁신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장 선거의 쟁점이 특정 인물보다 한국 축구의 거버넌스 개선에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체육정책 전문가는 "차기 회장이 누가 되든 협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축구 구성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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