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박칠성 위원장(사진)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교량시설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논란은 성수대교와 동작대교 진입 램프 구간에서 잇따라 도로 단차가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이 통과할 때 상당한 충격과 덜컹거림이 발생해 운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교량 본선과 진입 램프의 기초 구조 차이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량 본선은 말뚝기초 방식으로 시공된 반면 램프 옹벽 구간은 다른 방식의 기초가 적용돼 시간이 지나면서 높이 차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현재 침하가 마무리돼 안정화된 상태이며, 정밀안전진단 결과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조 안전과 시민 체감 안전은 별개
그러나 교량의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만으로 시민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출퇴근 시간대 많은 차량이 이용하는 교량 진입 구간에서 8~9㎝ 수준의 단차가 발생했다면 차량 주행 안전과 사고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박칠성 위원장은 “서울시가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근거로 당장의 구조적 위험이나 추가 손상 우려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실제 주행 과정에서 큰 충격을 느끼고 있는 상황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교량 본체가 구조적으로 안전하더라도 도로 표면의 단차가 심하면 급제동이나 차선 이탈, 차량 하부 충격 등 2차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륜차는 단차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을 가능성이 있어 일반 승용차보다 더 세심한 안전 검토가 필요하다.
야간이나 우천 시에는 운전자가 도로의 높이 차이를 미리 파악하기 어려워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포장 불량이나 승차감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량공학 전문가 “침하 종료 여부, 계측 자료로 확인해야”
대학교 토목·교량공학 분야에서는 교량 본선과 램프 구간의 기초 방식이 다를 경우 장기간에 걸쳐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말뚝기초는 구조물의 하중을 지하 깊은 곳의 단단한 지반으로 전달하는 반면, 옹벽이나 도로 램프는 상대적으로 얕은 기초 또는 성토지반 위에 조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기초 방식이 맞닿는 연결부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침하량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량공학 전문가들은 단차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교량 전체의 구조적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서울시가 밝힌 것처럼 침하가 실제로 종료됐는지는 객관적인 계측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측정값과 최근 측정값을 비교해 단차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지, 계절 변화나 강우 이후에도 침하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기간의 현장점검만으로는 장기침하의 진행 여부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포장을 다시 해 단차를 평탄하게 만드는 조치는 시민의 주행 불편을 줄이는 데 필요하지만, 침하 원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재포장에 앞서 지반 지지력과 배수 상태, 연결부의 변형 여부, 옹벽과 교량 본체의 상대적인 이동량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로안전 전문가 “8~9㎝ 단차, 주행 위험 따로 평가해야”
도로교통과 안전 분야 전문가들은 구조 안전성과 도로 이용 안전성을 별도의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밀안전진단에서 교량의 주요 구조부재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더라도, 차량이 실제로 통행하는 노면에 큰 높이 차이가 있다면 주행 안전성 검토는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량 속도가 높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단차를 통과하면 운전자가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거나 제동할 수 있다. 앞차가 급감속할 경우 뒤따르던 차량과의 추돌 위험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버스와 화물차처럼 차체가 크거나 무게중심이 높은 차량은 반복적인 충격으로 승객 안전과 차량 부품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이용자는 작은 노면 변화에도 전도 위험이 있어 교량 램프의 단차 관리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장시험 과정에서 단순히 구조물의 안전 여부뿐 아니라 차량 종류별 충격 정도, 적정 통과 속도, 노면의 평탄성 등을 함께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보수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감속 안내표지와 노면 표시, 야간 조명, 안전시설 등을 설치해 운전자가 단차 구간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서울시, 교량 55곳 긴급 전수조사
서울시는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성수대교 램프 구간에 대한 현장시험과 재포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수대교 램프 구간에서는 29일 오후 9시부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기존 도로포장을 걷어내고 지반 지지력을 확인하는 시험이 실시된다.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포장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시가 관리하는 교량시설물 55곳을 대상으로 램프 단차 발생 여부와 도로 파손 상태 등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성수대교와 동작대교에서 확인된 단차가 특정 교량에 국한된 문제인지,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다른 교량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현상인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한강 교량을 비롯한 서울시 관리 교량시설물의 본교와 진·출입 램프 연결부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단차나 파손 등 이상 징후가 확인된 시설은 즉시 보수·보강해 시민 불안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전수조사, 육안점검에 그쳐선 안 돼”
안전 분야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전수조사가 외관상 단차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교량과 램프 연결부의 단차 높이, 균열과 누수 여부, 배수시설 상태, 옹벽의 기울어짐, 지반 침하 진행 여부 등을 세부적으로 확인해야 실효성 있는 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량의 연식과 구조 형식, 교통량, 과거 보수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험도를 구분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된 시설은 정밀점검이나 정밀안전진단 대상으로 즉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동일한 설계와 시공방식이 적용된 교량들은 하나의 시설에서 문제가 확인될 경우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개별 교량별 대응에 그치지 않고 구조와 시공방식이 비슷한 시설을 묶어 조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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