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또다시 축산물 합동단속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7일부터 23일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지방정부, 축산물품질평가원과 함께 축산물 이력·등급·원산지 표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단속 대상은 온라인 쇼핑몰 등 위반 의심 업체와 과거 축산물이력제 위반 전력이 있는 유통업체를 포함해 1천여 곳 이상이다. 명절을 틈탄 원산지 둔갑과 이력번호 조작을 막겠다는 취지는 당연하다. 문제는 정부가 해마다 반복하는 단속 발표에서 정작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결과’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몇 곳을 돌았나’보다 ‘무엇이 달라졌나’를 밝혀야 한다
정부의 명절 단속 발표에는 점검 기간과 참여 기관, 대상 업체 수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위반이 얼마나 줄었는지, 적발 업체 가운데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곳은 몇 곳인지, 상습 위반 업체가 또다시 적발된 비율은 얼마인지에 대한 비교 자료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정부가 개별 단속 결과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025년 여름철 축산물 원산지 단속에서 위반업체 329곳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103곳을 형사입건했으며 226곳에 과태료 7천4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년 대비 위반업체 증감과 품목별 적발 건수도 제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
그렇다면 명절 축산물 합동단속도 같은 수준을 넘어 더 체계적인 성과표를 내놓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단속별 결과가 흩어져 발표될 뿐, 축산물이력제·등급·원산지 표시 위반을 아우르는 연도별 통합 성과와 재발 방지 효과가 국민에게 일관된 형식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행정기관에는 ‘1천 곳 점검’이 실적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공무원이 몇 곳을 방문했느냐가 아니다. 부정 유통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 위반 업체가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처벌 이후 다시 법을 어기지는 않았는지가 핵심이다.
점검 업체 수는 투입 지표에 불과하다. 적발률, 처분 완료율, 재범률, 시정조치 이행률, DNA 동일성 검사 결과가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할 성과 지표다. 이 숫자가 빠진 단속 발표는 행정기관의 활동 보고일 뿐 소비자 보호의 성적표가 될 수 없다.
‘강화될 처벌’보다 지금 작동하는 제도가 중요하다
처벌 강화 홍보에도 시차가 있다. 2026년 7월 개정된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은 이력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게시한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일은 2027년 1월 8일이다. 이번 추석 단속에는 강화된 형사처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정부가 처벌 강화 자체를 성과처럼 내세워서는 안 되는 이유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어떤 현행 제재를 적용할 것인지, 적발된 위반 업체의 처분을 어떻게 끝까지 추적할 것인지부터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더구나 적발은 처벌과 같은 말이 아니다. 현장 단속에서 위반 혐의를 찾아내더라도 수사와 행정처분, 재판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적발 건수만 발표하고 처분 확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단속의 실질적인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
단속이 끝난 뒤 ‘종합 성적표’를 공개하라
농식품부는 이번 단속이 끝나는 즉시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단순히 “몇 곳을 적발했다”는 한 줄짜리 발표로 끝내서도 안 된다.
점검 업소 수와 적발 업소 수, 전체 적발률, 위반 유형별 건수, 품목별·유통단계별 위반 현황, DNA 검사 건수와 불일치 결과, 형사입건·과태료·영업정지 등 처분 내용, 상습 위반 업체의 재적발률을 하나의 표로 공개해야 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의 비교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과거 위반 업체를 집중 점검한다면 그 명단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재위반 업체에 어떤 가중조치를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법에 따라 공표 대상이 된 반복 위반 업체는 소비자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범위와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매년 명절마다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는 발표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단속은 예고할 때가 아니라 결과를 공개할 때 완성된다.
정부가 내세워야 할 숫자는 ‘1천 곳’이라는 방문 실적이 아니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위반율, 끝까지 집행된 처분율, 낮아진 재범률이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속하는 정부의 모습이 아니라 부정 유통을 실제로 줄인 정부의 증거다.
명절 축산물 단속이 보여주기식 연례행사라는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답은 분명하다.
점검 계획은 짧게 발표하고, 적발·처벌·개선 실적은 더 크게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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