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직원 복지시설 이용 문제로 보기에는 정수센터가 갖는 공공성과 보안 중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서울아리수본부의 출입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사실이 내부 직원들의 신고를 통해 알려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징계가 끝난 뒤에도 비위행위자와 신고 직원이 같은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고자 보호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강서5)은 지난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서울아리수본부 업무보고에서 강북아리수정수센터의 민간인 출입 규정 위반 사건과 내부 신고자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홍 의원이 강북아리수정수센터의 보안등급을 묻자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처리용량이 큰 시설로 최고등급인 ‘보안시설 1등급’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처럼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시설에 근무 직원의 개인적인 지인들이 반복적으로 출입했다는 점이다.
홍 의원에 따르면 정수센터에 근무하는 전문경력관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동호회 회원 등 민간인들을 센터 내부로 출입시켜 직원 복지시설인 테니스장을 이용하도록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서울아리수본부장도 정수장 내부 체육시설에 일부 지인을 출입시킨 사실이 있었으며 이 같은 행위가 관련 규정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아리수본부는 사건 이후 외부인 출입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이뤄지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징계 수위를 둘러싼 적정성 문제도 제기됐다. 올해 조사 결과가 통보돼 2026년 상반기 징계가 확정됐으며, 감사위원회에서는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감봉 3개월의 경징계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대목은 단순히 ‘누가 테니스장을 이용했느냐’가 아니다. 최고등급 보안시설에서 외부인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다면 출입 승인과 확인, 기록, 관리·감독 과정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정수시설의 출입 통제는 일반 업무시설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의 생산시설이라는 특성상 외부인 출입은 시설 안전과 보안, 비상상황 대응까지 고려해 관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안은 개인의 규정 위반 여부를 넘어 출입통제 시스템의 실효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외부인 출입 시 승인 주체가 누구인지, 방문 목적과 체류시간이 제대로 기록됐는지, 허가된 구역을 벗어난 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반복 출입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면 관리자가 이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이유도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부 신고자 보호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다.
홍 의원은 이번 사건이 내부 직원들의 공익신고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징계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비위행위자와 해당 사실을 신고한 직원이 같은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홍 의원은 “특히 최고등급 보안시설의 출입 관리 문제를 신고한 직원이 오히려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다면 조직 내 공익신고와 내부통제 기능도 위축될 수 있다”며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해 적절한 인사조치와 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안전사고와 보안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의 신고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조직 환경도 중요하다. 신고자가 불이익을 우려하게 되면 현장에서 발견되는 작은 위험요인이 조직 내부에서 묻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입통제 시스템 개선과 함께 신고자 보호체계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것도 내부 안전관리의 한 축으로 볼 필요가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아리수본부의 수도계량기 교체 관련 예산 전용 문제도 점검했다.
원인자부담금 관련 대법원 재판 일정으로 약 125억 원이 감액됐지만 해당 예산은 재판 일정에 따라 추후 다시 편성해야 하는 성격인 만큼, 이를 제외하면 이번 추가경정예산은 사실상 113억1,500만 원이 순증액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아리수본부가 수도계량기 교체에 필요한 예산 17억7,100만 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존 급수계량기 교체비 가운데 15억8,800만 원을 ‘기간제근로자 등 보수’ 항목으로 전용한 사실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예산은 의회 심의를 통해 확정된 당초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업물량과 인력 수요를 예산 편성 단계에서 보다 정확하게 예측해 본예산이 당초 계획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서울 워터 잡페어’ 추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의원은 물산업의 고령화와 청년인력 부족 문제를 서울아리수본부가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직접 일자리 박람회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드러난 사안 가운데 가장 무겁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결국 ‘시민의 물을 생산하는 시설의 보안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문제다.
규정이 존재하는 것과 현장에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더욱이 최고등급 보안시설에서 사적인 목적의 외부인 출입이 반복됐다면 개인에 대한 징계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보다는 다른 정수센터에서도 유사한 관리 공백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홍 의원은 “시민의 식수 생산을 담당하는 정수센터는 어느 시설보다 엄격한 출입 통제와 높은 수준의 내부통제가 요구되는 곳”이라며 “외부인 출입 규정 위반에 대한 사후 징계에 그치지 말고 출입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을 신고한 직원이 조직 안에서 불이익이나 심리적 압박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도 안전관리의 중요한 일부”라며 서울아리수본부에 공익신고자가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조치 결과를 의회에 투명하게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의 식수를 책임지는 시설에서 보안은 형식적인 출입대장이나 규정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느 구역까지 출입했는지를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즉시 발견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특정 직원 한 명의 일탈로만 정리할 것인지, 아니면 서울시 정수시설 전체의 출입통제와 내부 신고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가 서울아리수본부에 남겨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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