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뉴스정원] “겁먹지 마, 우리의 계절은 이제 시작이니까” … 소피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

정진욱 기자 발행일 2026-09-08 07:21:57 댓글 0
- 9월 12일 오후 6시 서울마포음악창작소 라이브홀서 개최
- 싱어송라이터 연서 스페셜 게스트 출연 … ‘걱정괴물’ 협업 무대 예고
▲ 소피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사진출처=소피 sns 공식계정)


누구에게나 아직 익지 않은 계절이 있다. 다른 이의 시간은 새빨간 토마토처럼 눈부신데, 자신의 하루만 미지근하게 머물러 있는 듯한 순간이다.

그런 날의 마음에 “겁먹지 말라”고 말을 거는 공연이 열린다.


싱어송라이터 소피(sophy)가 오는 9월 12일 토요일 오후 6시 서울마포음악창작소(옛 뮤지스땅스) 라이브홀에서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을 개최한다.

공연은 약 80분 동안 진행되며 관람 연령은 만 7세 이상, 입장권은 전석 5만5천 원이다. 예매는 멜론티켓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과 공연 안내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소피가 자신의 새 이름과 음악 세계를 온전히 내보이는 첫 쇼케이스다.


‘새벽공방 희연’에서 ‘소피’로 … 익숙한 이름을 내려놓다

소피는 낯선 신인이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청춘의 새벽을 노래해 온 익숙한 음악인이다. 그는 듀오 ‘새벽공방’의 희연으로 약 10년 동안 활동한 뒤, 올해 새로운 활동명 ‘소피’를 내걸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소피’라는 이름에는 자신의 작은 철학을 음악으로 들려주겠다는 뜻이 담겼다. ‘소피’라는 발음에서 ‘필로소피(philosophy)’를 떠올렸고, 이에 맞춰 1인 레이블 이름도 ‘포켓필로소피(Pocket Philosophy)’로 정했다.

음악의 방향도 한층 선명해졌다. 포크를 바탕으로 한 서정적인 정서에 미니멀하고 빈티지한 밴드 사운드를 더하고, 문학적인 우리말 가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소피가 찾아낸 새로운 색깔이다. 화려한 장식보다 한 사람의 목소리와 마음이 오래 남는 음악을 택한 셈이다. 소피 인터뷰

‘데뷔 쇼케이스’라는 표현도 그래서 남다르다. 음악을 처음 시작하는 무대라기보다, 익숙했던 이름을 내려놓고 ‘소피’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는 첫 무대에 가깝다.


덥고 눅눅한 청춘을 닮은 첫 EP ‘한여름 토마토’

이번 공연의 중심에는 소피의 첫 EP ‘한여름 토마토’가 놓인다.

지난 6월 23일 발매된 앨범에는 ‘곱슬머리’, ‘한여름 토마토’, ‘Don’t panic!’, ‘첨벙첨벙’, ‘긴 낮’, ‘그런 줄도 모르고’ 등 모두 6곡이 수록됐다. 소피는 앨범 전곡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음악으로 빚으며, 뜨겁고 눅눅한 여름을 통과하는 청춘의 마음을 한 편의 성장담처럼 엮었다. 미러볼뮤직 앨범 정보

앨범 속 토마토는 자신의 계절을 만나 가장 붉게 익어가는 사람들을 상징한다. 누군가는 벌써 환하게 여물었지만, 아직 자신의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그 곁에서 조바심을 낸다. 소피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느꼈던 열등감과 초라함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노래는 자책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멋대로 꼬여버린 곱슬머리처럼 마음까지 엉킨 날에도 웃어보고, 발이 닿지 않는 바다 같은 꿈을 향해 다시 헤엄친다. 미성숙함을 실패가 아닌 성장의 한때로 받아들이는 순간, 여름은 견뎌야 할 계절에서 사랑할 수 있는 계절로 바뀐다.

쇼케이스에서는 이 앨범의 수록곡 전곡과 아직 발표하지 않은 노래, 소피가 평소 아끼던 커버곡 등이 밴드 세트로 펼쳐질 예정이다. 노래 사이에는 곡이 태어난 사연과 새 이름으로 출발하기까지의 이야기도 관객에게 들려준다.


가장 다정한 주문, “Don’t panic!”

공연 제목이 된 ‘Don’t panic!’은 앨범의 세 번째 수록곡이다. 벅스 곡 정보에 따르면 작사·작곡·편곡과 보컬을 모두 소피가 맡았다. 

소피는 이 곡을 다른 누군가보다 자기 자신에게 먼저 들려주고 싶었던 위로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의 장점은 쉽게 발견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엄격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세상과 사람들도 자신을 생각보다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고 되뇌는 노래다.

제목의 느낌표도 눈길을 끈다. ‘당황하지 말라’는 차가운 명령이라기보다, 아침마다 도망치고 싶었던 사람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밝은 주문에 가깝다. 완벽한 날개가 없어도 날아볼 수 있고, 무거운 마음은 잠시 그늘에 내려놓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경쾌한 리듬을 타고 흐른다.

첫 단독 무대에 서는 소피 자신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다. 새 이름과 새 음악을 품고 관객 앞에 나서는 떨림까지 공연의 한 부분이 된다.


▲ 스페셜 게스트 싱어송라이터 연서(사진출처=소피 sns 공식계정)


연서가 건넬 또 하나의 동화…‘걱정괴물’ 함께 부른다


이날 공연에는 싱어송라이터 연서가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연서는 2023년 첫 싱글 ‘아이’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잊혀가는 동심과 서툰 사랑,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추억을 동화 같은 노랫말과 포근한 음색으로 들려주는 음악인이다. 데뷔곡 ‘아이’에는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 적재가 기타 연주자로 참여해 곡의 따뜻한 결을 더했다.

연서는 음악에 여러 감정과 고민, 꿈을 담아 청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첫 싱글 당시에도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표현에는 서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마음을 노래하며 ‘순수한 진심으로 동화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인상을 남겼다. 지니뮤직 연서 소개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소피와 연서가 ‘걱정괴물’을 함께 부르는 협업 무대가 마련된다. 연서의 대표적인 감성이 담긴 다른 노래들도 들려줄 예정이다.

불안과 비교의 마음을 햇볕 아래 꺼내놓는 소피, 그리고 마음속 작은 아이와 걱정을 동화처럼 어루만지는 연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지닌 두 싱어송라이터는 ‘위로’라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아직 익지 않았기에 더 빛나는 밤

한여름을 지나 초가을의 문턱에 열리는 이번 쇼케이스는 계절과 계절 사이에 선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기도 하다.

꿈은 여전히 멀고, 자신의 시간만 더디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토마토가 저마다 다른 속도로 붉어지듯 사람의 삶에도 각자의 제철이 있다. 아직 익지 않았다는 것은 늦었다는 뜻이 아니라, 여전히 익어가는 중이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9월 12일 저녁, 소피는 서울마포음악창작소의 작은 무대에서 새 이름을 처음 크게 불러본다. 그리고 자신처럼 서툰 계절을 건너는 이들에게 노래로 말할 것이다.

겁먹지 말라고. 몇 번의 아침을 피해 달아났더라도 태양은 다시 뜨고, 아직 오지 않은 우리의 계절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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