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희, 상품권 예산 전액 삭감된 ‘달빛야장’…야간경제 살리려면 소비 확산 구조부터 만들어야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10 15:11:33 댓글 0

서울시가 야간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달빛야장’ 사업이 핵심 수단으로 검토됐던 상품권 발행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사업 취지는 야간경제 활성화에 있지만, 충분한 사전협의와 제도적 준비 없이 사업을 서두를 경우 또 하나의 단기성 소비촉진 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경희 의원(국민의힘·강남1)은 9일 열린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달빛야장’ 사업과 관련해 상품권 발행예산 10억5,700만원이 전액 삭감된 배경을 점검하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 물었다.

달빛야장은 그동안 제도 밖에서 이뤄지던 야외영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면서 야간시간대 소비를 늘려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사업이다. 야외영업 양성화와 야간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구상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상품권 예산은 의회와의 사전협의와 관련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액 삭감됐다.

문제는 상품권 예산 삭감이 달빛야장 사업 자체의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민 의원은 “상품권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에는 의회에서 제기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만큼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면서도 “상품권 예산이 삭감됐다는 이유로 달빛야장 사업의 취지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서울사랑상품권 등 이미 구축된 결제 인프라를 활용하고 상품권 사용 범위를 특정 거리에서 주변 상권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울시도 기존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권 사용처를 특정 거리에 국한하지 않고 최소 2~3개 행정동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상품권의 발행 규모보다 ‘추가 소비를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사업 성패를 결정할 핵심 지표로 꼽힌다.

지역 경제전문가들은 지역상품권이나 소비지원 정책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에 발생하던 소비를 단순히 상품권 결제로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야장을 찾은 방문객이 음식점뿐 아니라 인근 카페와 소매점, 전통시장 등 주변 상권에서도 추가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특정 거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은 소비 범위를 제한해 상권 전체로 파급되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사업 효과를 판단하려면 상품권 판매액이나 방문객 숫자보다 실제 매출 증가율, 재방문율, 인근 상권으로의 소비 확산 정도를 함께 측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야간경제 활성화가 매출 증가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시간이 늦어질수록 소음과 악취, 쓰레기, 보행권 침해 등 인근 주민과의 갈등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 의원도 자치구별 조례 정비를 비롯해 도로점용 기준, 영업시간, 소음·악취 등 주민민원 대책을 함께 점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달빛야장 사업에는 14개 자치구가 참여를 신청했다. 서울시는 도로점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9월 중 확정해 각 자치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14개 자치구가 동시에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마련되느냐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뿐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갈등의 수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은 “달빛야장은 기존 야외영업을 제도권 안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예산 삭감을 사업 중단의 계기가 아니라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의 시각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히 상품권 예산 10억5,700만원을 살릴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가 달빛야장을 일회성 야간행사로 운영할 것인지, 지속 가능한 골목상권 정책으로 만들 것인지가 핵심이다.

야간경제는 사람을 밤늦게까지 거리에 머물게 하는 것만으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방문객 증가가 상인들의 실질적인 매출 증가로 연결되고, 그 혜택이 일부 점포에 집중되지 않으면서 주민의 생활권까지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가 상품권 사용지역 확대와 기존 결제 인프라 활용이라는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면, 여기에 매출 증가와 소비 확산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성과지표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투입해 사람을 불러 모으는 사업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원이 줄어든 뒤에도 사람들이 다시 찾는 상권을 만드는 것이다. 달빛야장이 서울형 야간경제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상품권이라는 단기 처방을 넘어 상권의 자생력을 높이는 구조부터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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