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에서는 AI 활용 능력이 취업과 창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사업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은 청년들의 미래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서울시 역시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단순한 AI 구독료 지원을 넘어 어떤 실질적인 역량 향상 효과를 거둘 것인지 충분히 입증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특별시의회 최종부 의원(국민의힘·비례)은 1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서울 청년을 대상으로 추진하려던 ‘청년 AI 성장권(청년 AI 사다리)’ 예산 56억2,500만 원이 민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청년 AI 성장권은 19~29세 서울 청년들에게 최신 AI 서비스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교육·취업·창업 역량으로 연결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서울시는 기업과 협의를 통해 청년들이 구독료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 시가 1인당 월 3,750원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전자·AI 전문가 “AI 접근성 중요하지만 ‘구독 지원=AI 경쟁력’은 아니다”
AI가 대학 교육과 취업, 기업 업무, 창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층의 AI 접근성을 공공정책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전자·AI 분야 전문가들은 유료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권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청년들의 AI 경쟁력이 향상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 AI 분야 전문가는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해 본 경험이 취업이나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유료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것과 AI 활용 역량을 갖추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프롬프트 활용, 데이터 분석, 결과 검증, 저작권·개인정보 보호, 직무별 AI 활용 교육까지 연계돼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예산으로 민간 AI 서비스 구독료를 지원한다면 특정 기업이나 서비스에 혜택이 집중되지 않는지, 실제 이용률은 얼마나 되는지, 지원 이후 청년들의 취업·창업·직무능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측정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번 논란을 단순히 ‘AI 투자냐 예산 삭감이냐’의 정치적 대립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서울시 문제는 없었나…56억 투입할 ‘정책 효과’ 명확히 보여줘야
서울시 역시 이번 예산 삭감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AI가 중요하다는 사실과 서울시가 56억 원 이상의 시민 세금을 특정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청년들에게 유료 AI 서비스 이용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만으로는 대규모 예산 투입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대상자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기존 무료 AI 서비스와 비교해 어떤 추가적인 정책 효과가 있는지, 취업과 창업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단순 구독료 지원에 머물 경우 사업기간이 끝난 뒤 지원 효과도 함께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AI 이용권 제공과 직무교육, 취업·창업 프로그램, 대학 및 기업과의 실습 과정 등을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예산 집행 이후 성과를 평가할 객관적인 지표도 필요하다. 신청자 수나 이용 건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률, 교육 이수율, 직무 활용도, 취·창업 연계 실적 등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전액 삭감도 논란…시범사업 통한 검증 기회까지 없앴나
그렇다고 사업의 부족한 부분을 이유로 예산 전체를 없애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사업 설계가 미흡했다면 지원 대상을 줄인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실제 이용률과 효과를 평가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최 의원도 “일부 감액이나 시범사업 검증 등 보완책을 마련할 수도 있었음에도 전액 삭감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 의원은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기업의 약 70%가 채용 시 AI 역량을 고려하고 전문인력을 필요로 할 만큼 AI는 개인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유료 AI를 자유롭게 쓰는 이들과 무료 서비스에 머무르는 이들의 접근 격차는 결국 경험의 격차이자 기회의 격차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1999년 김대중 정부의 ‘CYBER KOREA 21’을 사례로 들며 “그때가 인터넷이었다면 지금은 AI”라며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6억 전액 삭감’ 이전에 서울시는 사업의 답을 내놨어야
이번 논란에서 아쉬운 것은 ‘AI냐 아니냐’가 아니라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전액 편성과 전액 삭감이라는 양극단으로 흘렀다는 점이다.
AI 시대에 청년들의 디지털 접근성과 활용 능력을 높이는 정책은 필요하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최신 AI 서비스를 경험할 기회가 달라지고, 이것이 교육과 취업에서 또 다른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나 서울시가 ‘AI는 중요하다’는 명분만으로 56억2,500만 원의 예산 필요성을 설명해서도 안 된다.
왜 서울시가 구독료를 지원해야 하는지, 기존 청년 취업·디지털 교육 사업과 무엇이 다른지, 무료 AI 서비스로는 달성할 수 없는 정책적 효과가 무엇인지, 사업 종료 이후 청년들에게 어떤 역량이 남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공공예산을 투입해 민간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업체 선정의 공정성과 특정 기업에 대한 예산 집중 가능성도 사전에 차단할 장치가 필요하다.
반대로 시의회 역시 사업에 문제가 있다면 전액 삭감만이 답이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56억 원을 모두 승인하는 것과 사업 자체를 없애는 것 사이에는 감액, 대상 축소, 시범사업, 성과평가 후 확대 등 여러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은 정치권의 예산 논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막연한 ‘AI 지원’이 아닌 성과가 검증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고, 서울시의회에는 정치적 공방을 넘어 가능성 있는 사업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예산 심사가 요구된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56억 원을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서울시가 청년 한 명에게 제공한 AI 이용 기회를 실제 취업·창업·직무 경쟁력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그리고 시의회가 그 효과를 검증할 기회조차 없애는 전액 삭감이 적절했는지가 핵심이다.
최 의원은 “진정한 재정 건전성은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할 시점에 적절히 투자하는 데서 온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를 보완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해 나가는 방향이 청년들을 위한 합리적 대안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 속 AI] “무엇을 물을까보다 어떻게 물을까” … 시민이 알면 좋은 ChatGPT 명령어](/data/dlt/image/2026/09/12/dlt202609120012.230x172.0.jpg)
![[생활 속 AI] “검색하고 연결하고 확인하라” … 시민이 알면 좋은 Gemini 명령어](/data/dlt/image/2026/09/12/dlt202609120013.230x172.0.jpg)
![[생활 속 AI] “긴 글은 읽히고, 근거부터 찾게 하라” … 시민이 알면 좋은 Claude 명령어](/data/dlt/image/2026/09/12/dlt202609120014.230x172.0.jp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