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태 , ‘3,550번’ 무임승차할 동안 뭐 했나… 구멍 뚫린 고속도로 징수 체계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13 11:15:03 댓글 0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를 제집 안방 드나들듯 무단 통과한 횟수가 자그마치 3,550회. 단 한 대의 차량이 남긴 미납 기록이다. 누적 미납액만 1,400만 원을 넘겼다.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 제출 자료를 통해 드러난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씁쓸한 현주소다.

장종태 의원(사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20회 이상 통행료를 내지 않은 ‘상습 미납 차량’은 37만 4천 대에 달했다. 2022년 21만 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78.1%나 급증했다.


미납 액수 역시 222억 원에서 429억 원으로 93.2% 폭등했다. 전체 미납 건수(3,853만 건) 중 상습 미납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5.1%에 이른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통행료 미납 10건 중 절반가량이 일부 상습 체납자들의 손에서 나오는 셈이다.

교통 정책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이번 통계는 단순한 ‘일탈 운전자 증가’ 이상의 구조적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도로공사 측은 강제징수 절차 등을 통해 발생 5년 내 수납률을 94%까지 끌어올린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는 행정 편의주의적인 통계의 착시일 뿐이다.

5년이라는 장기 회수 기간 동안 투입되는 전단팀 운용비, 압류 및 형사고발 행정비용, 고지서 발송 비용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고스란히 낭비된다. 무엇보다 3,000건이 넘는 미납이 쌓일 때까지 초기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도로공사의 미납 관리 프로세스에 치명적인 '골든타임 부재'가 존재함을 증명한다.

수천 번을 미납해도 당장 운행에 큰 지장이 없다는 학습효과가 상습 미납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매달 꼬박꼬박 통행료를 내며 도로를 이용하는 절대다수의 성실 운전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심각하다. 하이패스의 편리함 뒤에 숨어 법과 제도를 비웃는 악성 체납자를 방치하는 것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이제는 사후 약방문식 징수에서 벗어나 선제적 대응 체계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초기 경보 및 맞춤형 대응: 단순 기기 오류나 카드 잔액 부족에 따른 선의의 미납은 모바일 간편 결제 등으로 즉시 해소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납부 회피 의도가 명확한 차량에 대해서는 미납 5회·10회 등 일정 기준 도달 시 즉각적인 현장 단속 및 차량 봉인, 운행 정지 처분 등 실효성 있는 중단 조치가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상습 미납이 수백, 수천 건으로 쌓이기 전에 언제, 어느 단계에서 끊어낼 것인가." 도로공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핵심 질문이다. 통행료 회수율이라는 숫자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악성 체납을 뿌리뽑을 근본적인 시스템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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