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회복 가시화…킬갈리 개정안 10년, 냉방가스 감축이 다음 과제

유승철 기자 발행일 2026-09-17 07:31:40 댓글 0
WMO “2025년 남극 오존홀, 최근 수십년 중 가장 작은 수준”
HFC 감축 완전 이행 시 2100년까지 최대 0.5℃ 온난화 억제
비준 174개 당사국…고효율 냉방·냉매 관리가 핵심
오존층 보호와 지속가능한 냉방 전환의 중요성을 표현한 이미지. 몬트리올 의정서와 킬갈리 개정안은 오존층 회복과 냉방 분야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국제 협약으로 꼽힌다. AI 생성 이미지=데일리환경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세계 오존층 보호 정책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이제 ‘지속가능한 냉방’으로 과제를 넓히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오존사무국은 16일 ‘세계 오존의 날’을 맞아 올해 주제를 ‘더 시원한 지구를 위한 글로벌 행동(Global action for a cooler planet)’으로 정하고, 몬트리올 의정서의 킬갈리 개정안 채택 10주년을 계기로 냉방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MO)가 같은 날 발표한 ‘오존·자외선 회보’는 오존층 회복 흐름을 다시 확인했다. WMO에 따르면 2025년 남극 오존홀은 심각한 오존 감소가 관측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작은 축에 들었다. NASA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25년 오존홀의 평균 규모를 1992년 이후 다섯 번째로 작았다고 집계했다. 다만 오존홀 크기는 해마다 기상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한 해의 수치만으로 회복 속도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흐름은 분명하다.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염화불화탄소(CFC) 등 규제 대상 오존파괴물질의 생산과 소비가 대부분 퇴출되면서 성층권의 오존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UNEP와 WMO가 공동 지원한 2022년 과학평가는 현재 정책이 유지될 경우 오존층이 1980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시점을 세계 대부분 지역은 2040년께, 북극은 2045년께, 남극은 2066년께로 전망했다.
그러나 오존층을 되살리는 것만으로 냉방 분야의 환경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존파괴물질을 대신해 냉장고와 에어컨 등에 널리 쓰이기 시작한 수소불화탄소(HFC)는 오존층을 직접 파괴하지는 않지만 강력한 온실가스다. WMO는 일부 HFC가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은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같은 양을 기준으로 수천 배 더 강하게 열을 가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16년 채택된 것이 킬갈리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HFC의 생산과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국제 규칙을 담고 있다. 오존사무국에 따르면 현재 킬갈리 개정안 비준 당사국은 174개로 늘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세계 오존의 날 메시지에서 개정안이 완전히 이행되면 세기말까지 최대 0.5℃의 추가 온난화를 피할 수 있으며, 고효율 냉방기술과 결합하면 기후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냉방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폭염이 잦아질수록 에어컨과 냉장·냉동 설비는 건강과 식량 보관, 산업 활동을 지키는 필수 기반시설이 된다. 단순히 냉방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냉매를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물질로 바꾸고, 장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사용이 끝난 냉매를 회수·재생하는 전 과정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성과가 확인됐다고 감시를 늦출 수도 없다. WMO는 오존 관측에 사용되는 지상 관측소가 2000년대 초 약 130곳에서 현재 약 110곳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과거 규제가 시작된 뒤에도 CFC-11이나 HFC-23 같은 물질의 예상 밖 배출이 관측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실제 배출을 추적할 관측망과 통관·냉매 관리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행 단계에서는 기술 전환과 현장 관리가 함께 가야 한다. UNEP OzonAction은 각국의 냉동·공조 기술자 교육, 저지구온난화지수 냉매의 안전한 취급, 누출 점검, 회수·재활용, 세관의 불법 냉매 거래 단속 등을 킬갈리 개정안 이행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냉매를 새 물질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설치부터 유지보수와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을 줄여야 실제 감축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과학적 근거와 국제 규칙, 재정지원, 기술전환을 묶어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킬갈리 개정안 10년을 맞은 지금의 과제는 이 성공을 냉방과 기후 대응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오존층 회복을 끝까지 지켜내는 동시에 더 적은 전력과 더 안전한 냉매로 같은 냉방을 제공하는 기술과 제도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느냐가 앞으로 10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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