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변동분을 제때 요금에 반영하겠다며 도입한 ‘원가 연계형 요금체계(연료비 연동제)’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연료비가 기준가격보다 낮게 형성됐다.
그러나 소비자가 실제 부담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매 분기 최대 상한 폭인 kWh당 +5원으로 묶여 있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의 경우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안정으로 연료비 하락 폭이 커져 요금을 kWh당 11~13원가량 낮출 수 있는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이에 한전 역시 규정상 최대 인하 한도인 kWh당 -5원 조정을 정부에 제출했으나, 실제 고지서에는 인하가 아닌 기존의 +5원이 그대로 적용됐다.
이 같은 괴리는 정부의 ‘연동제 유보 권한’에서 비롯됐다. 연료비가 급등했던 2022년에는 고물가와 서민 경제 부담을 이유로 인상을 억제했고, 반대로 2023년 말부터 연료비가 떨어지자 이번에는 한전의 심각한 누적 적자와 재무 위기를 이유로 인하를 차단한 것이다.
‘오를 때는 물가 때문에 못 올리고, 내릴 때는 공기업 적자 때문에 못 내리는’ 구조적 모순이 3년째 반복된 셈이다.
에너지 당국과 업계는 누적된 재무 부담 탓에 즉각적인 요금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전 및 정부 에너지 정책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에너지 위기 당시 급등한 원가를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한전에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와 부채가 쌓여 있는 상태”라며 “단기적인 연료비 하락분을 곧각 요금 인하로 돌리기보다는, 차액을 활용해 재무 구조를 정상화하고 전력망 확충 등 필수 설비 투자의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전력 공급 안정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가 변동에 따른 가격 신호가 완전히 차단되면서 연동제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헌승 의원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도 정작 고지서를 받아 드는 국민들은 그 혜택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라며 “오를 때는 즉각적인 부담을 전가하려 하고 내릴 때는 온갖 이유로 요금을 묶어두는 현행 방식은 요금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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