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120 응대율 96%의 착시…시민 전화 10통 중 3통 상담사 연결 못 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1-05 13:40:34 댓글 0
AI 도입했다는데 상담 실적은 뒷걸음질…다산120 운영 효율성 논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민의 생활민원과 행정 상담을 담당하는 120다산콜재단이 96%에 달하는 높은 전화 응대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시민이 건 전화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상담사 연결률은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상담을 기다리다 전화를 끊은 시민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AI) 상담 시스템 도입 이후에도 상담사의 시간당 처리 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재단의 운영 효율성과 성과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원선 부위원장(사진)은 지난 3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120다산콜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응대율 산정 방식과 AI 상담도우미 도입 효과, 상담사 성과 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최 부위원장에 따르면 재단이 보고한 전화 응대율은 96%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전체 걸려온 전화가 아닌 ARS를 거쳐 상담 대기열 등에 진입한 전화만을 대상으로 산출한 수치다.

실제 시민이 건 전화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상담사 연결률은 약 69%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를 근거로 연간 145만 통이 넘는 전화가 상담사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을 기다리다 전화를 끊은 건수도 2024년 약 6만 건에서 2025년 약 13만 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재단이 제시하는 높은 응대율과 시민이 실제 체감하는 상담 접근성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상담 대기열에 진입한 전화만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할 경우, ARS 단계에서 이탈하거나 상담사에게 연결되지 못한 시민의 불편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AI 상담도우미 도입에 따른 업무 효율성 개선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재단은 AI 상담도우미 도입으로 전화 한 통당 처리시간이 48초 단축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상담사의 시간당 처리 건수는 평균 7.9건으로, 지난해 8.4건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AI 도입으로 개별 상담 처리시간이 줄었다는 설명과 달리 전체 상담 생산성 지표는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상담사의 하루 평균 통화시간은 2시간 41분인 반면, 상담 내용을 정리하는 후처리 업무에는 2시간 4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처리 시간이 실제 통화시간의 약 77%에 달하는 수준이다.

최 부위원장은 “AI가 상담 이력을 자동으로 정리한다면서 후처리 시간이 통화시간의 4분의 3에 달한다”며 AI 도입 효과가 현장에서 제대로 나타나고 있는지 따져 물었다.

다만 시간당 처리 건수 감소가 곧바로 AI 시스템의 효과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담 난이도와 민원 유형, 상담 인력 구성 등 업무 여건에 따라 처리 실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I 도입 전후의 상담 처리시간과 후처리 업무량, 실제 상담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도입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상담사 성과평가 방식 역시 도마에 올랐다.

현재 재단은 상담사 실적 평가에서 최근 2년간 상담사 평균 실적을 만점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정된 성과 목표가 아닌 전체 상담사의 평균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에서는 전체 상담 실적이 하락하면 평가 기준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상담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기존 평가 점수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최 부위원장의 지적이다.

최 부위원장은 “처우 개선도 필요하지만, 일한 만큼 제대로 평가하는 성과 관리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은 단순히 상담사 개인의 업무량 문제가 아니다. 재단이 시민의 상담 접근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지, AI 시스템 도입에 투입된 자원이 실제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성과평가 체계가 서비스 품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공공 상담서비스의 성과는 기관이 산출한 응대율뿐 아니라 시민이 실제 상담사와 연결될 수 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민원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최 부위원장은 재단에 응대율 산정 기준과 ARS 시스템 개선, AI 도입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상담사 처우 개선과 성과·복무 관리 체계 정비를 주문했다.

120다산콜재단이 제시한 96%의 응대율이 시민의 실제 이용 경험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향후에는 전체 인입 전화 대비 상담사 연결률과 대기 중 이탈률 등을 함께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120다산콜재단의 운영 성과는 내부 평가 수치가 아니라 시민이 필요할 때 얼마나 신속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지로 판단돼야 한다. 높은 응대율 뒤에 가려진 미연결 전화와 상담 대기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AI 도입과 상담 시스템 고도화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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