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잇단 구설로 곤경에 처한 내막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9-18 10:56:35 댓글 0
▲ KT&G

KT&G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일단 후임사장 공모 이후 본격 심사절차에 들어간 KT&G는 ‘낙하산설’, ‘줄대기’ 등 내부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9월17일 업계에 따르면 KT&G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추석 전인 오는 25일께 최종 1인의 후보를 발표한다. 서류 심사와 후보군 선별 작업을 거쳐 최종 후보를 정하고 10월초 사장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KT&G 사추위 측은 “추석 전에는 사장 선임을 최종 확정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과정은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현재 KT&G 신임 사장 공모에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 조세연구원 출신 외부인사, KT&G 전·현직 인사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KT&G 공모에는 외부인사로 손원익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R&D센터 원장, 이철휘 전 서울신문 사장도 지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KT&G의 전직 임원인 이광열·허업씨 등이, KT&G 현직으로 박정욱 인삼공사 부사장과 백복인 KT&G 부사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지난해 4조원의 매출과 1조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내수시장 점유율이 60%를 차지할 만큼 알짜 기업에 속한다. 이런 자리의 수장이 공석이 되면서 관가와 정치권에는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KT&G 안팎에선 전매청과 담배인삼공사를 거쳐 2002년 민영화된 뒤 내부 승진을 통해 CEO를 선임됐던 만큼 이번 신임 사장에도 내부인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노조는 KT&G 사장 선임 과정에서 원칙에 위배되는 정치권 등의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담배산업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돼 한 순간의 그릇된 의사결정은 자칫 기업의 존립을 넘어 대한민국 담배주권의 상실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우리 노동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전통을 지지해왔으며 이 같은 원칙을 단 한 번도 변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담뱃갑을 인쇄하는 협력업체로부터 한 갑당 3원씩 ‘수수료’를 떼 6억원대 뒷돈을 챙긴 KT&G 전 부사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석우)는 배임수재 혐의로 KT&G 전 부사장 이모(6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KT&G 협력 인쇄업체인 S사는 2007년 수출용 ‘에쎄 스페셜 골드’의 담뱃갑 인쇄 방식을 바꾸면서 제조원가를 12원 정도 절감하게 됐다.



문제는 KT&G로부터 받는 납품단가가 함께 줄어드는 것. S사 대표 한모(61)씨는 영업부장을 시켜 당시 KT&G 제조기획부 과장 구모(47)씨를 찾아가 “인쇄 방식 변경을 승인해 주고 단가도 유지해 주면 한 갑에 3원씩 주겠다”고 제안했다. 보고를 받은 이씨는 납품단가 인하 폭을 6원 정도로 줄여 주는 등의 편의를 봐줬다.



S사는 러시아·카자흐스탄 등지로 수출한 물량에 ‘3원’을 곱해 이씨와 구씨에게 매달 뒷돈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6년여 동안 총 6억 2700만원 상당의 차명주식과 현금 900만원을 지급했다. 검찰은 이날 구씨에게는 배임수재 혐의, 한씨에겐 배임증재와 회사 돈 10억여원 횡령 혐의를 적용해 각각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KT&G 간부로 재직하면서 2005년부터 S사의 협력업체 B사를 차명계좌로 소유하기도 했다. 회사를 그만둔 2013년엔 이 회사의 대표 자리에 앉았다. 검찰은 이씨가 갑의 지위를 이용해 S사에서 하청을 받으며 가욋돈을 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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