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공사장 환경관리 ‘내로남불’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8-03-09 11:05:56 댓글 0
공공발주 서소문역사공원 현장, 비산먼지·폐수·폐기물 등 환경관리 대책 ‘전무’
▲ 오는 6월 30일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공사 현장.

서울 중구청이 민간 공사현장에는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 단속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발주한 공공공사 현장에는 느슨한 법 적용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 중구 의주로 2가 16-72번지 일대 서소문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공사 현장. 이곳은 서울 중구청이 명동성당, 약현성당 절두산성지 등과 이어지는 성지순례 코스이자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8300㎡(2500평) 규모의 지하 공간에 추모 공간과 전시관, 편의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 서울 중구청이 발주한 공공공사 현장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환경관리 대책이 전무하다. 공사장에서 비산먼지가 심각할 정도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살수대책이나 방진막 등이 전혀 없다. 공사 현장의 근로자들의 건강이 우려될 정도다.

오는 6월 30일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이곳 현장은 공공이 진행하는 공사인 만큼 법 규정을 철저히 이행하며 공사를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규정이 무시된 채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


▲ 현장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레미콘 차량. 현장 입구에는 반드시 설치해 가동해야 하는 세륜시설조차 운영되고 있지 않아 차량으로 부터 공사장내 각종 토사와 슬러지 등이 그대로 주변 도로로 유출되는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본보는 이곳 현장이 미산먼지와 폐수배출 억제시설 등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취재한 결과 현장 곳곳의 환경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우선, 시공사인 D건설은 성토작업을 하면서 현장에서 발생된 폐기물이 뒤섞인 불량 토사를 이용해 성토공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공사장 비산먼지에 대한 대책도 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 현장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레미콘 차량. 현장 입구에는 반드시 설치해 가동해야 하는 세륜시설조차 운영되고 있지 않아 차량으로 부터 공사장내 각종 토사와 슬러지 등이 그대로 주변 도로로 유출되는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공사장 비산먼지는 최근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집중 관리하고 있는 대상이다.


하지만, 이곳 현장은 비산먼지 확산을 방지하고, 작업자와 공사장 주변의 안전을 위해 설치해야 하는 가림막(방진막)조차 없다.


▲ 현장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레미콘 차량. 현장 입구에는 반드시 설치해 가동해야 하는 세륜시설조차 운영되고 있지 않아 차량으로 부터 공사장내 각종 토사와 슬러지 등이 그대로 주변 도로로 유출되는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공사장 입구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토사와 먼지, 각종 오염물질의 확산과 유출을 막기 위해 반드시 가동해야 하는 세륜시설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곳을 드나드는 공사 차량으로부터 나온 각종 토사와 슬러지, 폐수 등이 주변 도로는 물론 인근 배수구를 통해 그대로 유출되고 있었다.


▲ 현장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레미콘 차량. 현장 입구에는 반드시 설치해 가동해야 하는 세륜시설조차 운영되고 있지 않아 차량으로 부터 공사장내 각종 토사와 슬러지 등이 그대로 주변 도로로 유출되는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기환경보전법상에 따르면 비산먼지의 발생 억제를 위한 시설의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세륜·살수조치가 미흡한 사업장은 과태료와 개선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방진벽 등 필요한 시설을 갖추지 않은 사업장은 최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 현장 입구에는 공사장내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느 각종 토사와 슬러지 등이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다. 공사장 입구 도로에는 차량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기름도 보인다.

또 벌금형이상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건설업체는 위반내역을 공표하고, 조달청 등 공공 건설공사 발주기관에 통보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시 환경분야 신인도 평가항목에서 0.5점 또는 1점의 감점을 받게 된다.


공사장 내 현장 관리도 엉망이다. 공사장내에서 발생한 각종 폐기물과 자재 등을 분리해 별도로 보관·관리해야 됨에도 현장내에는 각종 자재와 폐기물 등이 혼합돼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 현장 입구에는 공사장내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각종 토사와 슬러지 등이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다.

공사장내에는 레미콘 차량에서 유출된 시멘트 슬러지(찌꺼기) 등이 현장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공공의 진행하는 현장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현장의 환경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시멘트를 타설하기 전에 실시하는 시멘트 양생 품질 검사도 현장 안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공사장 밖 인근 도로변에서 차도를 막고 이뤄지고 있었다.


▲ 현장 안에서 이뤄져야 할 콘크리트 양생 품질 검사도 공사장 밖에서 이뤄지고 있었으며, 특히, 작업 전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수 부직포 등을 꼼꼼히 설치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공사장 안이 아닌 밖에서 시멘트 양생 품질 검사가 이뤄지는 것도 문제지만 작업 전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수 부직포 등을 꼼꼼히 설치해 실시해야 함에도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 공사장 내에는 현장에서 발생한 각종 폐기물과 자재 등이 혼합돼 어지럽게 널려 있었으며, 레미콘 차량에서 유출된 시멘트 슬러지(찌꺼기) 등이 현장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의 환경관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아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향후 비산먼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처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확인 후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작년 프로젝트로 도시재생 분야 최우수상, ‘정책제안 활성화 우수기관 평가’에서는 국무총리상을 수상, ‘서울특별시 환경상’에서 최우수상 선정된 바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