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수질검사 결과가 기준에 적합하다는 것만으로 음수대 관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위치인지, 시설은 청결하게 관리되는지, 노후화로 이용을 꺼리지는 않는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허광행 시의원(사진)은 3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아리수본부 업무보고에서 학교 아리수 음수대의 설치 위치와 노후시설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이용자 관점의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허 의원은 “아리수 음수대는 수질뿐만 아니라 음수구의 청결과 주변 환경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며 “특히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아리수 음수대 80%가 학교에…수질검사는 ‘적합’
아리수본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가 설치한 아리수 음수대는 약 2만4천 대로, 이 가운데 약 80%인 2만 대가 학교에 설치돼 있다.
학교와 유치원에 설치된 음수대는 연 4회의 수질검사와 연 7회의 시설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수질검사에서는 부적합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수질 안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다.
하지만 허 의원은 수질검사 결과와 별개로 일부 학교에서 음수대가 화장실 앞과 같이 음용시설의 위치로 적절하지 않다고 인식될 수 있는 장소에 설치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허 의원은 “수질검사 결과가 적합하더라도 화장실 앞에 음수대가 있으면 학생들, 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이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아리수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수질뿐 아니라 설치 장소에 대한 인식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리수본부장은 설치 위치가 적절하지 않은 음수대 사례를 살펴보고 수질과 시설 상태뿐 아니라 이용자의 심리적 측면까지 고려해 이전이 필요한 시설은 위치를 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안전한 물’과 ‘마시고 싶은 물’은 다를 수 있다
환경·위생 전문가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학교 음수시설은 수질 안전성뿐 아니라 음수구의 청결 상태와 주변 위생환경, 접근성, 유지관리 상태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는 시설은 객관적인 수질검사 결과와 별개로 눈에 보이는 청결도와 설치 장소가 이용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무리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물이라도 음수대가 화장실 주변이나 청결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장소에 설치돼 있다면 학생들이 이용을 꺼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음수대 정책의 성과를 단순한 ‘설치 대수’나 ‘수질검사 적합률’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실제 학생들이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내용연수 넘긴 음수대 상당수…교체는 750대 목표에 204대
노후 음수대 문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리수본부에 따르면 내용연수가 10년인 음수대 가운데 약 4,400대, 18%가 내용연수를 초과했으며, 내용연수가 6년인 음수대는 72%가 내용연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음수대 교체 목표는 750대지만 7월 말 기준 실제 교체 실적은 204대에 그쳤다.
허 의원은 “현재의 교체 속도로는 이미 내용연수를 넘긴 음수대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고, 교체를 기다리는 동안 추가로 노후시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점검 결과에 따른 우선순위 교체와 예산 확보를 통한 연간 교체 물량 확대를 주문했다.
다만 내용연수를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시설이 곧바로 수질이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설 연식과 함께 부식·고장 여부, 위생상태, 이용 빈도, 수질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교체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몇 대 설치했나’보다 ‘몇 명이 실제 이용하나’ 따져야
학교 음수대 정책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설치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가 약 2만 대의 음수대를 학교에 설치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이용하는지,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위치가 좋지 않아 외면받는 음수대를 그대로 둔 채 다른 장소에 신규 시설을 추가한다면 예산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허 의원 역시 단순히 음수대를 추가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률을 조사해 활용도가 낮은 시설은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허 의원은 “신규 설치와 설치율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미 설치된 음수대가 제대로 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용률과 만족도 조사 결과를 시설 배치와 교체계획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도 학교별 설치 대수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음수대별 이용률과 고장·수리 이력, 수질검사 결과, 설치 위치, 시설연식 등을 함께 관리한다면 교체와 이전이 시급한 시설을 보다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아배수지 풋살장도 ‘만드는 것’보다 접근성이 관건
한편 허 의원은 강북구 미아배수지 상부에 조성될 예정인 풋살장과 관련해서도 주민 접근성과 주차 문제를 점검했다.
해당 부지가 산지의 높은 곳에 있어 도보 접근이 쉽지 않은 만큼 실제 주민들이 시설을 이용하려면 적정 규모의 주차공간과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 의원은 “배수지 본래 기능과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 이용공간과 주차면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며 “시설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실제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치구와 구체적인 접근성 개선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학교 아리수 음수대와 배수지 주민편의시설은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행정이 시설을 얼마나 많이 설치했느냐보다 시민이 실제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느냐가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학교 음수대는 어린 학생들이 매일 접하는 생활시설이다.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학생들이 거리낌 없이 다가가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드는 것이 아리수 정책의 다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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