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서울시가 2030년 수도권매립지 반입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시설 건립이 무산되면서 기존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와 안정적인 생활폐기물 처리체계 구축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김정환 시의원(사진)은 지난 4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기후환경본부 업무보고에서 수도권매립지 반입 제한에 따른 서울시 생활폐기물 처리대책과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추진계획을 집중 점검했다.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의 대·소정비 기간 등에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를 위해 올해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물량 8만2천 톤을 할당받았다. 향후 이를 단계적으로 감축해 2030년에는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제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매립지 의존도를 낮추려면 그만큼 서울 자체 폐기물 처리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매립지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만큼 기존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와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마포 신규 자원회수시설 건립사업 중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사업은 2020년부터 약 6년간 추진됐지만 결국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약 45억 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했고 별도의 소송비용까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사업 하나가 중단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사업 초기부터 주민 수용성과 법적 절차를 충분히 확보했는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과 소송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에 대한 행정적 책임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의원도 “오랜 기간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사업이 중단됐다면 단순히 주민 소통 부족이라는 평가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환경본부 역시 마포 주민들과의 소통과 수용성 확보가 충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특히 소송 과정에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절차적 문제가 확인된 만큼 향후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경우 법적 흠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전문가 “시설 필요성만 강조하면 갈등 반복될 수 있어”
환경전문가들은 자원회수시설과 같은 환경기초시설의 경우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업계획이 상당 부분 확정된 뒤 주민을 설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입지 선정 초기부터 주민에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환경전문가는 “자원회수시설은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이지만 입지 지역 주민에게는 환경과 건강, 교통, 주거환경 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 초기부터 객관적인 환경정보를 공개하고 주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갈등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지원도 일회성 보상이나 자치구 단위 지원에 그치기보다 시설 주변 주민이 실제 생활에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환경·에너지·복지·생활SOC 등과 연계한 장기적인 지역 편익 공유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도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의 지원방식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법정 간접영향권 밖 지역에 대해서는 자치구를 통한 별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주민들이 정책의 혜택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식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45억원보다 더 큰 비용은 ‘행정 신뢰’ 상실
마포 자원회수시설 중단 사태에서 서울시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45억 원이라는 매몰비용만이 아니다.
약 6년 동안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절차적 문제와 주민 수용성이라는 기본적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면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원회수시설은 어느 지역이든 주민 반발 가능성이 높은 시설이다. 그만큼 법적 절차와 입지 선정의 객관성, 환경 안전성에 대한 검증, 주민과의 사전 협의가 다른 사업보다 더욱 철저해야 한다.
서울시는 2030년 수도권매립지 반입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대로라면 앞으로 서울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신규 시설 건립이 늦어지고 기존 시설 현대화까지 차질을 빚는다면 결국 폐기물 처리 부담은 시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마포 사업 중단을 단순한 ‘주민 반대에 따른 사업 철회’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입지선정위원회 구성부터 주민 의견수렴, 환경영향에 대한 정보 제공, 지원방안까지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향후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
김정환 시의원은 “자원회수시설은 안정적인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인 만큼 시설 확충의 필요성만 강조해서는 주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마포 사업 중단을 값비싼 교훈으로 삼아 법적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사업 초기부터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까지 함께 계획하라”고 당부했다.
결국 서울시가 풀어야 할 과제는 자원회수시설을 ‘어디에 지을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주민에게 시설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어떻게 설명하고, 부담을 떠안는 지역과 편익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마포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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