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142억 적자에 자본금 전액 잠식 ‘한강버스’…요금 인상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10 16:24:27 댓글 0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700억원 많아…감사인 “존속능력 중대한 의문”
서울시가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으로 추진해 온 한강버스가 지난해 142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자본금마저 전액 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회계감사인이 회사
의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있다고 명시하면서 단순한 초기 적자를 넘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서울시가 주말·공휴일 요금 인상 등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시민 요금이나 재정지원으로 메우기 전에 사업의 수익·비용 구조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2억 순손실·자본금 전액 잠식…현금은 2,643만원


서미화 의원(사진)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한강버스 2025년 외부회계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강버스는 지난해 93억5,970만원의 영업손실과 142억4,495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부터 누적된 미처리결손금은 161억2,543만원으로 늘었고 100억원의 자본금도 모두 잠식됐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1억2,543만원이다.

유동성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유동자산은 17억2,425만원에 불과한 반면 유동부채는 717억4,859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단기간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700억2,434만원 많다.

전체 자산도 1,476억3,958만원인 반면 부채는 1,537억6,501만원으로 자산을 넘어섰다.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43만원에 그쳤다.

외부감사인인 한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별도의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항목까지 두고 한강버스의 재무상황을 지적했다.

감사인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자본잠식,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격차 등을 근거로 회사의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매출 53.9억원인데 이자만 49.6억원…본업 수익성도 의문

재무구조만큼 눈여겨볼 부분은 한강버스가 벌어들이는 돈과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의 격차다.

2025년 전체 매출액은 53억9,033만원이다. 이 가운데 여객운송에 따른 운송수입은 2억840만원에 불과했고 상품매출 29억4,449만원, 식음매출 17억3,333만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49억6,476만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액과 이자비용이 비슷한 수준인 데다 한강버스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여객운송 수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운항 확대만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SH의 자금 부담도 가볍지 않다.

지난해 말 한강버스가 SH로부터 빌린 장·단기 차입금은 약 936억원이다. 이 가운데 876억600만원은 2026년 1월 대여약정 변경을 통해 상환기한이 한강버스 사업기간 종료일인 운항개시 후 20년까지 연장됐다.

더욱이 민간 금융기관의 선순위 대출 원리금을 모두 상환한 뒤 SH가 대여금을 돌려받도록 약정돼 있다.

공기업인 SH가 한강버스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강버스의 재무위험이 장기적으로 공공부문의 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교통전문가 시각…“대중교통인가 관광상품인가부터 명확해야”

교통정책 측면에서 한강버스가 풀어야 할 문제는 적자만이 아니다.

한강버스의 정책적 정체성이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중교통 기능을 강화하면서 주말에는 관광수요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말 예약제와 주말·공휴일 요금 인상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교통정책 전문가 관점에서는 대중교통과 관광상품은 운영 목적과 요금정책, 재정지원의 논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이라면 정시성과 접근성, 환승 편의성, 합리적인 요금과 함께 얼마나 많은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을 담당하는지가 중요하다. 반면 관광상품이라면 수익성과 서비스 경쟁력, 이용객이 지불할 수 있는 적정가격이 사업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평일에는 대중교통을 이유로 공공성을 강조하고 주말에는 관광상품이라는 이유로 높은 요금을 받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사업의 정책적 정체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요금을 일부 올리는 것만으로 700억원에 달하는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격차나 142억원의 연간 순손실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요금 조정에 앞서 실제 이용객 수와 운항편수, 선박별 수송효율, 승선료 수입, 유류비와 유지보수비, 인건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손익분기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소비자 입장…“적자 메우려고 요금부터 올린다면 누가 타겠나”

시민 입장에서는 결국 ‘얼마를 내고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을 표방한다면 기존 지하철이나 버스보다 이동시간과 접근성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분명해야 한다.

요금을 올려 사업성을 확보하려 할 경우 오히려 이용객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관광객에게는 가격이 어느 정도 수용될 수 있어도 매일 출퇴근하는 시민에게 교통요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생활비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또 있다.

공공성이 사업목적에 포함돼 있고 공기업인 SH가 최대주주인 사업임에도 승선료와 광고수입, 유지보수비, 유류비 등 핵심적인 운영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미화 의원실은 2024년 이후 사업비 지출과 승선료·임대료·광고수입, 유지보수 비용, 월별 유류비 등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경영상·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일부 자료를 비공개했다.

2026년 상반기 운영수입과 유류비, 월별 손익계산서와 재무현황도 ‘자료없음’으로 제출됐다.

시민의 세금과 공기업 자금이 투입되고 향후 운항결손에 대한 재정지원 가능성까지 있는 사업이라면 일반 민간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영업비밀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1,487억원 투입됐는데 확인된 수입은 104억원

서 의원실이 확보한 별도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까지 한강버스에는 1,487억2,5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이 가운데 선박과 선착장, 도선장, 기반시설 등에 투입된 건조사업비가 1,422억7,600만원을 차지한다.

당초 기대수익은 284억9,100만원이었지만 2024년부터 2025년 11월17일까지 확인된 수입은 104억4,100만원에 그쳤다.

사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규모 시설투자와 금융비용을 감당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수입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미화 의원은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히 한강버스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며 “외부 회계감사인이 회사가 계속 존속할 수 있는지 중대한 의문이 있다고 명시할 정도로 재무위험이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앞서 한강버스에 지금까지 얼마의 재원이 투입됐고 앞으로 얼마나 더 필요한지, 현재 사업구조가 지속 가능한지부터 시민에게 공개하고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강의 낭만’보다 먼저 계산해야 할 것은 시민이 떠안을 비용이다

한강버스의 적자를 무조건 정책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대중교통 인프라는 초기 투자비가 크고 일정 기간 적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역시 수익성 하나만으로 존재 이유를 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공성이 적자를 무제한으로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도 없다.

특히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된 자본잠식과 7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격차, 매출액에 육박하는 이자비용은 단순한 ‘사업 초기 적자’라는 설명만으로 넘기기 어려운 숫자다.

더 중요한 문제는 앞으로 얼마가 더 들어갈지 시민이 충분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업비와 승선료, 광고수입, 유류비, 유지보수비 등 사업성을 판단할 핵심자료를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적자가 발생하면 재정지원하고, 이용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요금을 올리는 방식은 시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한강버스가 정말 서울의 대중교통이라면 먼저 입증해야 할 것은 관광상품으로서의 화제성이 아니라 ‘교통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다.

출퇴근 시간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지, 지하철·버스와 비교해 시간 경쟁력이 있는지, 이용객 한 명을 수송하는 데 실제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서울시가 매년 얼마의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반대로 관광사업의 성격을 강화하겠다면 수익성에 대한 책임도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

결국 한강버스 논란의 핵심은 배가 한강을 얼마나 자주 오가느냐가 아니다. 그 배를 계속 띄우기 위해 시민이 앞으로 얼마를 부담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서울시가 먼저 꺼내야 할 카드는 요금 인상이 아니라 장부와 운영자료의 투명한 공개다. 한강버스가 지속 가능한 대중교통인지,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관광사업인지 객관적인 숫자로 시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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