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매년 약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교란식물 제거와 생태변화 관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섬 지역의 교란식물을 고령의 기간제 근로자 5명이 제거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관리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밤섬에서는 제초장비의 소음까지 제한할 정도로 정온 상태를 엄격하게 관리하면서도 인근에서 열리는 대규모 축제가 야생조류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나 서울시 생태보전 정책의 일관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강서5), 노연수 의원(노원4), 목소영 의원(성북2)은 지난 10일 밤섬을 찾아 생태환경과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제339회 임시회 미래한강본부 업무보고에서 제기된 여의도 불꽃축제의 탄소배출과 밤섬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철새 1만여 마리 찾는 도심 습지…교란식물 확산
밤섬은 1999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2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매년 약 40종, 1만여 마리의 철새가 찾는 것으로 알려진 밤섬은 고밀도로 개발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생태 거점이라는 점에서 보전 가치가 크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된 밤섬의 관리 여건은 이 같은 생태적 가치에 비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울시는 매년 약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란식물을 제거하고 생태변화 관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도시화 등의 영향 속에서 가시박과 환삼덩굴 등 식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고유 식생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범위한 지역을 기간제 근로자 5명이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어 번식력이 강한 교란식물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단순히 매년 일정 면적의 교란식물을 제거하는 반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식생 변화와 확산 원인을 분석한 중·장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란식물만 문제가 아니다…오염·토사·가마우지 피해까지
밤섬을 위협하는 요인은 교란식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강대교 등 주변 교량과 도로에서 강우 시 유입될 수 있는 비점오염원, 상류에서 흘러온 토사의 퇴적에 따른 수로 변화,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한 수목 피해 등 다양한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토사가 지속적으로 쌓여 수로가 정체되거나 물의 흐름이 변할 경우 습지의 수환경과 식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지형 변화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다만 물길 확보를 위한 준설은 신중해야 한다.
수로를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토사를 제거하더라도 저서생물과 수생생물의 서식환경을 교란하거나 습지의 자연적인 퇴적·침식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생태전문가 “준설부터 해서는 안 돼…밤섬 전체 생태 변화 먼저 분석해야”
생태 분야에서는 밤섬처럼 보호 가치가 높은 습지는 개별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제거·준설하는 방식보다 장기간 축적된 생태자료를 바탕으로 관리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생태전문가들은 “가시박 등 교란식물 제거는 필요하지만 제거 면적이나 투입 인력만으로 성과를 평가하면 다음 해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지역에서 확산되는지, 고유 식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장기간 추적해 집중 관리지역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토사 퇴적과 수로 정체 문제 역시 물길을 확보하기 위해 곧바로 준설하는 방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습지의 퇴적과 침식은 자연적인 지형 형성과정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에 준설 필요성을 판단하기 전에 수리·수문과 식생, 조류, 저서생물 등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람사르 습지의 경우 인위적인 개입은 최소화하되 반드시 필요한 경우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제초기 소음은 관리하면서 대형 축제 영향은 조사 부족
이번 점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밤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인위적 교란에 대한 관리다.
밤섬은 생태·경관보전지역 특성상 교란식물 제거를 위한 장비를 반입할 때도 소음 등 생태계 영향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반면 인근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릴 경우 발생하는 강한 빛과 소음, 대규모 인파, 교통량 증가 등이 야생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새가 대규모로 찾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행사 당일뿐 아니라 행사 전후 조류의 개체 수와 행동 변화 등을 장기간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불꽃축제가 실제 밤섬 생태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조사 없이 단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인 사전·사후 조사가 필요하다.
행사의 존재 자체를 환경 훼손으로 규정하기보다 소음·빛·미세먼지 등 환경 변화와 조류의 이동·휴식·번식 행동을 과학적으로 측정해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
“고령인력 5명이 낫 들고 버티는 방식으로는 한계”
노연수 의원은 “고령 인력 5명이 낫을 들고 버티는 지금의 관리 방식으로는 밤섬의 자연성을 지켜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길 순환을 위한 부분 준설 검토와 생태계교란 식물의 전문적인 제거체계 구축, 비점오염 차단시설 보완, 대규모 도심축제의 누적 영향 조사 등을 요구했다.
다만 향후 관리인력을 늘리거나 전문용역을 투입하더라도 단순히 제거 작업량을 확대하는 방식보다는 밤섬의 생태적 특성에 맞는 전문인력과 장기적인 관리계획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람사르 습지’라는 이름만으로 밤섬은 지켜지지 않는다
밤섬은 서울의 평범한 하중도가 아니다.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교량과 고층건물이 둘러싼 도심 한복판에서 철새와 식물이 살아가는 보기 드문 생태공간이자 국제적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은 람사르 습지다.
그런 밤섬의 교란식물 관리가 사실상 고령의 기간제 근로자 5명의 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은 서울시가 밤섬의 생태적 가치에 걸맞은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
매년 2억 원을 투입해 교란식물을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다음 해 다시 자라난 식물을 또 제거하는 방식만 반복한다면 예산을 투입하고도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막기 어렵다.
비점오염과 토사 퇴적, 수로 변화, 가마우지로 인한 수목 피해 역시 각각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한강의 물 흐름과 도시개발, 기후변화, 생물종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대규모 축제 문제도 감정적으로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 불꽃축제가 밤섬 생태계를 훼손한다고 미리 결론 내릴 것이 아니라 실제 영향을 측정할 장기적인 자료부터 확보해야 한다. 영향이 확인된다면 그때 행사 방식과 시간, 조명·소음 저감 대책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환경행정의 순서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교란식물을 몇㎡ 제거했는가’가 아니라 ‘밤섬의 생물다양성과 자연성이 실제 유지되고 있는가’를 관리의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
람사르 습지라는 명칭이 밤섬의 생태계를 저절로 지켜주는 것은 아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도심 습지라면 그 이름에 걸맞은 예산과 전문인력, 그리고 장기간 축적된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관리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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