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평가는 2025년 한 해와 최근 5년의 변화를 함께 분석했다. WMO 회원국 관측자료와 위성자료, 13개 전 지구 수문모델을 종합했다. 2025년에는 정상 범위의 유량을 보인 하천 유역 비율이 34~38%에 그쳤다. 1991~2020년 평균인 46%보다 낮다. 이런 ‘정상 유량 감소’는 7년 연속 이어졌다. 2021~2025년을 보면 아마존과 라플라타 유역 일부, 북미, 중앙·동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에서 반복적으로 평년 이하 유량이 나타났다.
지역별 상황은 엇갈렸다. 2025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미 북부 일부에서는 평년보다 높은 유량이 관측됐다. 아프리카에서도 세네갈강·니제르강·차드호·오렌지강·림포포강 유역은 유량이 많았지만 나일강·콩고강·잠베지강 유역은 매우 낮았다. 북미 대부분과 남미 라플라타·상프란시스쿠 유역, 동유럽, 중동, 중앙아시아에서도 평년 이하 흐름이 두드러졌다.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나타나는 지역적 불균형이 세계 물 관리의 난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강물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하수와 호수, 하천, 토양수분, 식생, 눈과 얼음을 합친 ‘육상 물 저장량’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장기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WMO에 따르면 2025년 관측된 지하수 우물의 약 3분의 2가 과거 정상 범위를 벗어났고, 2024년과 비교해 회복보다 부족 쪽으로 더 기울었다. 중앙·동유럽과 미국 중부, 멕시코 일부, 칠레, 브라질 일부, 남아프리카 북부, 인도 북서부, 호주 남부 등에서는 수년째 지하수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빙하도 물 저장고 역할을 잃고 있다. 2025년 수문연도에 전 세계 빙하는 408±132기가톤의 질량을 잃었다. 해수면을 약 1.1±0.4㎜ 높일 수 있는 양이다. 모든 주요 빙하 지역이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4년 연속이다. 2023~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400기가톤으로, WMO는 이를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5억6천만 개를 채울 수 있는 물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빙하가 줄면 단기적으로는 융빙수 증가와 홍수 위험이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기 하천을 떠받치던 물 공급원이 약해진다.
이 같은 변화는 식량 생산과도 연결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25 AQUASTAT 자료에 따르면 농업은 전 세계 담수 취수량의 약 72%를 사용한다. 지난 10년간 1인당 재생가능 담수량은 7% 감소했다. 하천 유량과 지하수 저장량이 동시에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관개용수 확보 비용이 커지고, 가뭄이 길어질수록 농업 생산과 식량가격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남아시아처럼 1인당 담수 자원이 적고 관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압력이 더 크다.
물 재해의 인명 피해 역시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WMO는 최근 5년간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전 세계 물 관련 극한현상의 최소 절반을 차지했고, 관련 사망자의 80% 이상이 두 대륙에서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2025년에는 동유럽과 지중해·중동에서 심각한 가뭄이 나타났고, 대아프리카뿔 지역에도 다시 가뭄이 돌아왔다. 반대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는 강한 몬순과 열대저기압으로 대규모 홍수를 겪었다. 물 부족과 물 과잉이 같은 해에 동시에 심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WMO가 강조한 해법은 더 정밀한 관측과 국경을 넘는 데이터 공유다. 이번 보고서는 첫 발간 당시 3개였던 수문 변수를 15개로 늘리고 국가별 자료도 확대했지만, 정작 피해가 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관측망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물은 국경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 만큼 상류의 빙하와 강수 변화가 수백㎞ 떨어진 하류의 식수·농업·발전까지 좌우할 수 있다. WMO는 2026년 강화되는 엘니뇨가 일부 지역의 가뭄과 다른 지역의 홍수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며, 장기 물 저장량의 회복과 조기경보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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