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체불에도 피해회복 제자리…대유위니아 박영우 엄벌 촉구 확산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19 08:03:55 댓글 0
노동자 생계 무너졌는데 체불 장기화…국회·노동계 “책임 회피 더는 안 돼”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의 임금·퇴직금 체불액이 2천억 원 규모에 달하는 가운데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체불 문제에 대해 경영진의 책임을 보다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와 노동계는 박영우 회장에 대한 엄정한 사법 판단과 함께 피해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인 변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단순한 기업 경영 실패를 넘어 수년간 노동의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대표적인 대규모 임금체불 문제로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의원(사진)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과 함께 ‘대유위니아그룹 박영우 회장 엄벌 촉구 및 박은진 대표이사 위증 고발 추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여야 국회의원 14명이 공동주최자로 참여했다. 노동계와 피해 노동자들은 체불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음에도 피해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박 회장 일가의 책임 있는 변제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김주영 의원은 “대유위니아그룹의 임금·퇴직금 체불액은 무려 2천억 원에 달한다”며 노동자들이 일하고도 받지 못한 정당한 대가가 수년째 노동자와 가족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습적인 체불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며 박영우 회장에 대한 엄정한 사법 판단과 조속한 피해회복을 촉구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은진 디와이에이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고발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영우 회장은 관련 사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노동계는 피해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강조하며 2심에서도 엄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해철 의원은 2천억 원이 넘는 체불 뒤에는 삶의 기반이 무너진 노동자들이 있다며 법원의 엄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박홍배 의원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과 함께 자산 매각 대금의 흐름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은진 대표의 국회 청문회 증언에 대해서도 위증 여부를 확인해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의 요구는 처벌에만 머물지 않았다. 장기간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실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재산과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변제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박 회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피해 복구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했다.

남승대 금속노련 위니아딤채노조 위원장은 박 회장 측이 체불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변제계획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우성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위니아딤채지회 비상대책위원장도 노동자와 가족들이 수년 동안 체불임금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엄정한 책임을 촉구했다.

강용석 금속노련 위니아전자노조 위원장은 2023년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임금체불 변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관계기관이 체불 이후 박 회장 일가와 관련된 자금 흐름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은진 대표 ‘국회 위증’ 의혹도 쟁점

이번 사태는 박영우 회장의 형사책임을 넘어 박 회장의 차녀인 박은진 디와이에이 대표이사의 국회 청문회 증언 문제로도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2025년 1월 국회 청문회에서 그룹 경영 전반을 잘 알지 못하고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박 대표가 계열사 임원에게 경영과 관련한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당시 국회 증언의 사실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관련 보도에서도 국회 차원의 위증 혐의 고발 움직임이 전해졌다.

다만 박 대표의 위증 여부는 향후 고발과 수사·사법절차를 통해 판단돼야 할 사안이다. 국회와 노동계는 당시 증언과 실제 경영 관여 정도 사이에 차이가 있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처벌 강화만으로 체불 피해 끝나지 않아…실제 돈 돌려받는 구조가 핵심”

노동법 전문가들은 대규모 임금체불 사건에서 형사처벌 강화와 피해회복을 별개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임금과 퇴직금은 일반적인 상거래 채권과 달리 노동자가 이미 제공한 노동의 대가이자 퇴직 이후 생활을 유지하는 핵심 재원이라는 점에서 신속한 지급이 중요하다.

대규모 체불 사건에서는 사업주의 형사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실제 변제 가능한 재산의 확보, 자산 처분 과정과 자금 흐름 확인, 피해 노동자에 대한 지급 절차가 함께 작동해야 실질적인 구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체불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르고 피해가 수년간 지속된 경우라면 단순히 “처벌을 강화했다”는 결과만으로 노동자의 피해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체불된 임금과 퇴직금을 얼마나, 언제 돌려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지급금 제도도 체불 노동자를 보호하는 안전망이지만 지급 범위와 한도가 존재한다. 고용노동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체불 노동자에게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임금과 퇴직급여 일부를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체불 문제에서는 국가 지원과 별개로 사업주 측의 실질적인 변제 책임을 끝까지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2천억 체불이 남긴 질문…“기업이 어려우면 노동자 임금부터 밀려도 되나”

이번 사태에서 짚어야 할 대목은 기업의 경영 실패가 왜 노동자의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으로 전가됐는가 하는 점이다.

기업이 자금난이나 경영상 어려움에 처했다고 하더라도 노동자가 이미 제공한 노동의 대가까지 장기간 지급하지 않는 문제가 당연시될 수는 없다. 더욱이 체불이 장기화될수록 피해는 노동자 개인에서 가족의 주거비와 교육비, 대출 상환, 노후생활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임금체불 사건에서 사법적 책임만큼 중요한 것이 ‘피해 노동자가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았느냐’인 이유다.

마침 18일부터 퇴직급여 등을 체불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개정 내용에 따르면 퇴직급여 체불 사업주에 대한 벌칙은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법정형 강화가 상습·고액 체불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법 집행에 달려 있다. 법을 강화하고도 대규모 체불이 반복되고 피해 노동자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제도 개선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대유위니아 사태 역시 2심의 형량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체불액 가운데 실제 변제된 금액과 남은 체불액, 변제 가능한 재산과 자산 매각대금의 처리 과정, 향후 구체적인 변제 일정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주영 의원은 “체불임금과 퇴직금은 단순한 채무가 아니라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을 지탱하는 생존의 문제”라며 책임 규명과 피해 노동자들의 임금 회복을 위해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건의 종착점은 처벌 그 자체가 아니라 피해회복이다. 2천억 원에 이르는 체불액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했고,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어떤 변제 노력을 했으며, 노동자들이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았는지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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