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러 가던 골목에 동화가 찾아온다, "구로꿈나무인형극제 17일 개막"

정진욱 기자 발행일 2026-10-16 08:06:19 댓글 0
- 11월 28일까지 시장·공원·극장 잇는 가족축제 … 인형극과 시장투어로 만나는 동네의 새 얼굴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장을 보러 오가던 시장 골목이 이야기의 길이 된다. 아이들이 뛰놀던 공원에는 인형과 예술가가 찾아오고, 작은 극장에서는 손끝의 움직임이 한 편의 동화로 피어난다. 올가을 구로에서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일상 가까이에서 환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10월 17일부터 11월 28일까지 시장·공원·극장에서 열리는 ‘2026 구로꿈나무인형극제’ 공식 포스터. 출처=구로문화재단.

‘2026 구로꿈나무인형극제’가 17일 문을 열어 11월 28일까지 구로시장과 남구로시장, 구로리어린이공원, 구로꿈나무극장을 무대로 이어진다. 시장과 공원, 극장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해 어린이와 가족이 동네를 거닐며 공연예술을 경험하도록 꾸민 축제다. 

축제의 무대는 객석 앞에만 놓이지 않는다. 전통시장에서는 인형극과 어린이 시장투어, 관객을 찾아 움직이는 이동형 공연이 펼쳐진다. 구로리어린이공원에서는 거리 퍼레이드와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 방문객을 맞는다. 평소 물건을 사고 쉬어가던 장소가 공연을 만나 새로운 표정을 얻는다. 


시장투어는 10월 18일과 25일, 11월 8일과 15일 등 네 차례 일요일에 마련된다. 구로문화재단 공식 안내 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아이에게 시장은 가게마다 다른 물건과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다. 인형극을 따라 골목을 걷는 경험은 익숙한 동네를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축제의 시장 공연에는 지역의 이야기를 예술로 옮기려는 준비도 담겼다. 앞서 구로문화재단과 성균관대학교 서울RISE사업단, 한국인형극협회는 구로와 전통시장의 특색을 반영한 이동형 창작 인형극을 공모했다. 시장과 야외에서 실제 공연할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고 제작·운영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지역의 장소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공연은 골목을 단순한 배경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상인과 방문객이 오가는 생활의 공간 자체가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 어린이에게는 동네를 알아가는 시간이, 어른에게는 늘 지나치던 풍경을 다시 살피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11월에는 구로꿈나무극장으로 무대가 이어진다. 13~14일 가족인형극 ‘덕구야 장터가자’, 20~21일 클래식음악극 ‘늑대야 친구하자’, 27~28일 옴니버스인형극 ‘환상공간’이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가족인형극과 음악극, 여러 이야기를 엮는 옴니버스까지 서로 다른 형식으로 인형극의 매력을 전한다. 

‘덕구야 장터가자’와 ‘늑대야 친구하자’는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공연한다. 두 작품 모두 관람연령은 36개월 이상이며 공연시간은 약 50분이다. ‘환상공간’도 같은 시간대에 사흘이 아닌 이틀간 총 세 차례 공연하도록 안내돼 있다. 극장 공연의 기본 관람료는 전석 1만 원이며 작품별 할인 조건이 적용된다. 

야외 축제와 시장 프로그램은 무료로 안내되지만, 11월 극장 공연은 별도로 예매하는 유료 프로그램이다. 공연마다 장소와 시간이 다르므로 구로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문의는 구로꿈나무극장 또는 카카오톡 채널 ‘구로꿈나무인형극제’로 할 수 있다. 

인형극의 작은 몸짓은 관객의 상상 속에서 커진다. 아이는 인형의 걸음에 마음을 싣고, 어른은 아이가 바라보는 쪽으로 잠시 시선을 옮긴다. 그 시간을 함께 보낸 뒤 돌아오는 길에는 시장도 공원도 조금 달라 보일지 모른다.

구로의 가을에 찾아오는 이번 축제는 그렇게 동네의 익숙한 장소에 새로운 기억을 보탠다. 장바구니를 들던 손과 아이의 손을 잡던 손이, 같은 이야기 앞에서 잠시 멈추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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