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리드, 임무 중 첫 미지 혜성 발견…C/2026 S1 확인

유승철 기자 발행일 2026-10-20 13:46:51 댓글 0
9월 16~24일 심우주 관측영상에서 이동 흔적 탐지…MPC 10월 8일 공식 확인
본래 암흑물질·암흑에너지 관측 임무…태양계 소천체 조기 탐지 가능성도 확인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추적하기 위해 먼 우주의 은하를 관측하는 유럽우주국(ESA)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임무 수행 중 처음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혜성을 발견했다.

새 천체는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MPC)의 확인을 거쳐 ‘C/2026 S1 (Euclid)’이라는 공식 명칭을 받았다. 본래 태양계 천체를 추적하도록 설계된 망원경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우주 관측 자료가 혜성·소행성 같은 이동천체 탐지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ESA가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혜성은 유클리드가 9월 16일부터 24일까지 ‘유클리드 딥 필드 노스(Euclid Deep Field North)’를 관측하면서 촬영한 영상에서 발견됐다.

헬싱키대 박사과정 연구원 미코 푄티넨이 개발한 이동천체 탐지 소프트웨어가 여러 이미지에 길게 번진 흔적을 포착했고, 위치를 예측해 다른 영상들을 확인한 결과 모두 5개의 서로 다른 시야에서 천체가 나타났다. 관측은 시야별 2~4회씩 이뤄져 총 16개의 노출영상이 확보됐다.

연구진은 알려진 혜성과 소행성 목록을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천체를 찾지 못했다. 이후 관측자료를 MPC에 보고했고, 지상 관측자들이 후속 관측에 참여하면서 궤도와 혜성 여부를 검증했다. MPC는 10월 8일 이 천체를 새로운 혜성으로 확인했다.

공개된 MPC 기록에는 ‘COMET C/2026 S1 (Euclid)’이 2026년 10월 8일 발행된 MPEC 2026-T146의 발견 천체로 등록돼 있다.

13억㎞ 밖에서 포착…심우주 관측자료의 뜻밖의 성과

현재 C/2026 S1은 지구에서 약 13억㎞ 떨어져 있다. 태양과의 거리로 보면 목성과 토성 궤도 사이에 해당하는 먼 곳이지만, 행성들이 주로 도는 황도면과는 크게 기울어진 궤도를 지나고 있다.

ESA는 이 혜성이 태양계를 크게 가로지르는 매우 긴 궤도를 갖고 있으며 공전주기는 향후 관측자료가 더 쌓여야 정밀하게 확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클리드는 애초 혜성을 찾기 위한 망원경이 아니다. 주 임무는 6년 동안 최대 100억 광년 거리까지 수십억 개 은하의 모양과 운동을 측정해 우주에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히는 것이다.

정밀한 은하 지도를 만들기 위해 같은 하늘을 빠르게 추적하기보다 한 구역을 촬영한 뒤 다음 구역으로 이동하는 ‘스텝 앤드 스테어(step-and-stare)’ 방식으로 관측한다. 태양계 평면 주변의 밝은 황도광도 피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동천체를 여러 차례 연속 포착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혜성을 찾아낸 것은 심우주 탐사 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움직이는 혜성과 소행성은 유클리드가 본래 분석하려는 은하 영상에서는 제거해야 할 ‘노이즈’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이 흔적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면 아직 등록되지 않은 태양계 천체를 찾는 자료가 된다.

이번 발견도 영상 속 이동 흔적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여러 날짜의 자료를 연결해 위치를 예측한 뒤 지상 관측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코멧 인터셉터와의 협력 가능성 시험

ESA는 이번 발견 절차가 향후 ‘코멧 인터셉터(Comet Interceptor)’ 임무와의 협력 가능성을 점검하는 실제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코멧 인터셉터는 아직 태양에 가까이 오지 않은 원시 혜성 등을 신속하게 찾아 접근 관측하는 임무를 목표로 한다.

다만 ESA는 C/2026 S1 자체는 코멧 인터셉터의 적합한 관측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성과의 의미는 특정 혜성 탐사보다 유클리드가 먼 거리에서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고 빠르게 지상 관측망에 알릴 수 있다는 점에 있다.
▲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VIS 카메라가 포착한 혜성 C/2026 S1 (Euclid). 8개의 노출영상을 혜성의 이동에 맞춰 정렬·합성한 이미지다 (출처 : ESA/Euclid/Euclid Consortium/NASA, M. Pöntinen et al. 2026, CC BY-SA 3.0 IGO)

유클리드 자료에서 새로운 혜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미 알려진 혜성들이 우연히 관측된 사례는 있었다. ESA는 앞으로도 태양계 소천체 연구팀이 유클리드 관측자료를 분석해 추가 혜성과 소행성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흑우주 지도를 만들기 위해 축적되는 대규모 영상이 은하 연구뿐 아니라 태양계 외곽의 작은 천체를 찾는 또 하나의 관측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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