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훈련 깬 해양환경공단… ‘교차 점검’으로 사각지대 없앤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21 13:29:14 댓글 0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겨울철을 앞두고 산업 현장의 안전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해양환경공단(KOEM)이 통상적인 ‘보여주기식’ 대응에서 벗어나 실전형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해양환경공단은 21일부터 내달 4일까지 약 2주간 동·서·남해 3개 권역, 전국 12개 지사를 아우르는 ‘2026년 권역별 비상상황 대응훈련’에 돌입한다.

이번 훈련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인접 지사 간 교차 안전점검’ 도입이다. 자신이 늘 일하던 사업장에서는 익숙함 탓에 위험 요소를 간과하기 쉽다. 공단은 주관 지사와 인접 지사가 서로의 작업장을 불시에 들여다보듯 점검하는 상호 보완 방식을 택해, 자체 점검이 갖는 구조적 한계를 깼다. '익숙한 위험'을 타 지사의 '새로운 눈'으로 잡아내겠다는 취지다.

현장 맞춤형 시나리오 구성도 돋보인다. 일률적인 가상 훈련 대신 각 권역의 작업환경과 사전 위험성 평가를 면밀히 반영했다. 동해(포항), 서해(인천), 남해(제주)를 중심으로 ▲선박 혼재작업 중 중량물 부딪힘 ▲방제대응센터 내 지게차 충돌 ▲오염물질 수거 중 작업차량-보행자 충돌 등 실제 항만과 작업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고위험 사고를 집중 점검한다. 초기 상황 전파부터 응급구조, 후송까지 이어지는 골든타임 체계의 실효성을 직접 검증하겠다는 의도다.


현장 점검반의 역할도 한층 촘촘해졌다. 하역 장비와 전기 설비, 개인 보호구 관리 상태는 물론, 지난해 도출됐던 취약점들이 실제 현장에서 개선됐는지를 집요하게 되짚는다. 단순 1회성 훈련에 그치지 않고, 훈련 종료 후 지사 간 합동 강평을 거쳐 사각지대를 공단의 표준 매뉴얼로 환류(피드백)시키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들의 안전대책은 쏟아지고 있지만, 서류상 점검에 그쳐 현장 노동자들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타 지사의 시각으로 현장을 뜯어보고 실전 사고 시나리오를 가동하는 이번 훈련이 공공부문 산업안전의 실질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현장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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