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수질 관리 당국은 물리적 내구연한과 실제 공급되는 물의 안전성은 별개라는 입장을 보여 양측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노연수 의원(사진)이 서울아리수본부로부터 제출받은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관내 학교에 설치된 아리수 음수대 2만 510대 중 법정 내용연수(6년)를 넘긴 시설은 84.9%(1만 7,421대)에 달했다. 10년 이상 된 초노후 시설도 31.1%(6,369대)를 차지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야외 음수대 역시 절반이 넘는 55.9%(1,051대)가 10년을 넘겼으며, 심지어 설치 연도조차 파악되지 않은 시설이 13.6%(256대)에 이르렀다.
노 의원은 이러한 물리적 노후화가 학생들의 직접 음용 기피 현상으로 직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학교 음수대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들이 음수대를 이용하지 않는 주된 원인으로 수질 불신(43.3%), 맛과 냄새(36.1%), 위생·청결 문제(25.8%)가 꼽혔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학교 내 음수대 정보가 '아리수 맵'에서 제외되어 있어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음수대 정보 공개와 전면적인 정비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수질 관계자 "관체와 수질은 별개… 주기적 필터 교체 및 법정 기준 충족"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아리수본부 및 학교 음용수 관리 관계자들은 '노후화 비율'이라는 수치가 실제 음용수의 안전성 문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다.
수질 관리 관계자는 "조달청 기준 내용연수 6년은 회계상 감가상각과 장비 교체 주기를 판단하는 기준일 뿐, 기기 수명이 다했거나 수질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음수대는 주기적인 필터 교체, 저수조 청소, 분기별 법정 수질검사를 철저히 거치고 있으며, 검사 결과 역시 '적합' 판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기 노후로 인한 배관 부식이나 2차 오염 방지를 위해 위생 점검 프로토콜을 상시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교 음수대 정보의 외부 비공개와 관련해서는 "학교 시설의 특수성상 외부인 무단출입 등 학생 안전 문제가 결부되어 있어 공공 야외 음수대와 동일 선상에서 일반 공개형 '아리수 맵'에 반영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자 중심 안전' 벗어나 체감 위생과 신뢰 회복 나서야
현장 취재 결과,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으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수질 관계자들은 '과학적 검사 기준상 적합'을 강조하지만, 학생들이 체감하는 것은 '오래된 기기 외관', '물비린내와 소독약 냄새', '청결하지 못한 배수구'다.
10대 중 8대가 권장 사용 연한을 넘긴 상태에서 "검사 결과는 안전하다"는 공급자 중심의 설명만으로는 학생들에게 텀블러 대신 음수대 물을 마시라고 설득하기 어렵다.
아리수 음용률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순 설치 대수 채우기'식 행정을 지양해야 한다. 이용 수요가 적은 곳의 음수대는 과감히 통폐합하고, 잔류 염소 냄새 저감 장치 도입 및 노후 배관·부품 교체에 예산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형 정비계획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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