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직무정지에도 월 1,291만 원…한국환경공단 인사 논란, 기후부는 무엇을 했나
임기 끝난 차광명 직무대행은 인사권 행사…후임 인선은 수개월째 제자리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향응 수수 의혹으로 직무가 정지된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에게 수천만 원의 급여가 지급되고, 임기가 만료된 경영기획이사가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주요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공공기관 운영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후임 임원 선임 절차가 수개월째 지연되는 사이 내부 직원에 대한 감사와 징계, 주요 간부 인사가 추진되면서 한국환경공단을 관리·감독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그동안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박해철·김태선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차광명 경영기획이사(이사장 직무대행)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직무정지 4개월에 급여 5,164만 원…책임 없는 보수 지급 논란임상준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과 환경부 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차관 재직 당시 환경 관련 업체로부터 유흥주점과 골프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임 이사장은 지난 5월 29일부터 직무정지 상태지만 이사장직은 유지하고 있다.이용우 의원실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 이사장에게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지급된 급여는 총 5,164만 4천 원이다. 월평균 1,291만 1천 원에 달한다.문제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기관장에게 이 같은 급여가 지급되는 것이 적정한지 여부다.직무정지와 보수 지급은 관련 법령과 공단 내부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따라서 급여 지급 자체를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장이 비위 의혹으로 장기간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수 지급 기준과 지급액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은 불가피하다.특히 임 이사장의 직무정지 이후 기후부가 사퇴 요구나 해임 검토 등 어떤 인사상 조치를 취했는지, 직무정지 장기화에 따른 기관 운영 공백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임기 끝난 직무대행, 후임 인선은 멈추고 간부 인사는 추진차광명 경영기획이사의 임기 만료 이후 행보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차 이사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와 자유한국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2023년 한국환경공단 경영기획이사에 임명됐다. 1년 연장된 임기가 지난 7월 31일 종료됐지만 현재까지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공단은 지난 5월 말 차 이사의 후임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인선 절차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한국환경공단 비상임이사 5명은 차 이사의 지시로 임원추천위원회 운영이 중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특정감사를 요청했다.반면 차 이사는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공단은 상임이사 임명 권한에 관한 법적 논란을 후임 인선 지연의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법률검토에서 임원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음에도 추가 법률자문이 이어지면서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여기에 공단이 오는 12월 31일 지역 환경본부장 4명을 새로 임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자신의 후임 인선은 지연되는 상황에서 2년 임기가 보장되는 주요 간부직 인사는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임기 만료 이후 직무대행의 권한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는 관련 법령과 정관, 직무대행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후임 임원 선임 절차가 지연된 경위와 주요 인사권 행사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특정 간부 감사 후 전보·직위해제…표적감사 의혹공단 내부에서 진행된 감사와 인사 조치도 논란이다.직무정지된 임 이사장의 거취와 공단 정상화 방안을 검토한 내부 문건과 관련해 지난 6월 특정 간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다.이후 해당 간부에게 7월 1일 포항 전보, 2일 중징계 요구, 3일 직위해제 조치가 잇따랐다.징계 요구 수준은 이후 경징계로 변경됐다.그러나 같은 문건을 작성하거나 전달한 다른 직원은 별도 처분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정인을 겨냥한 표적감사와 보복성 인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감사와 인사 조치가 불과 며칠 사이 집중됐다는 사실만으로 보복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감사 착수 배경과 징계 사유, 다른 관련자와의 처분 차이, 직위해제의 필요성 등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공단 내부 관계자 입장에서도 핵심 쟁점은 특정 인물에 대한 징계 여부를 넘어 감사와 인사 절차가 일관된 기준에 따라 운영됐는지에 있다.특히 동일한 사안에 관여한 직원들 사이에 처분 차이가 발생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감사와 인사 결정 과정에 직무대행이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현재 내부 직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나 공식 입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조직 내 불이익 우려나 보복성 인사가 실제 있었는지는 추가 취재가 필요한 상황이다.감독기관 기후부, 수개월간 무엇을 점검했나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문제는 한국환경공단을 관리·감독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역할이다.임 이사장의 직무정지는 지난 5월 말부터 이어졌고, 차 이사의 임기는 7월 말 종료됐다. 후임 인선을 둘러싼 법률검토도 8월에 이뤄졌다.그 사이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중단 의혹과 내부 감사·징계 논란까지 불거졌다.그렇다면 기후부는 이 같은 상황을 언제부터 파악하고 있었으며, 공단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특히 공단 비상임이사들이 특정감사를 요청했다면 감독기관은 감사 요청의 접수 여부와 처리 경과, 조사 필요성에 대한 판단 근거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또한 임기가 만료된 직무대행의 권한 범위와 후임 임원 선임 절차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어떻게 내렸는지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감독기관이 관련 상황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관리·감독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법령상 권한의 한계나 별도의 행정적 사유가 있었다면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기후부가 사태를 방치했다는 의혹을 해소하려면 단순히 공단 내부 문제라는 설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실시한 점검과 시정 요구, 감사 검토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현재 제공된 자료에는 기후부의 공식 해명이나 실제 감독 조치 내역이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감독기관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 이어진 기관장 직무 공백과 임원 인선 지연에 대한 설명 책임은 남아 있다.의원들 “즉각 사퇴해야”…공단 정상화 요구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용우·박해철·김태선 의원은 임상준 이사장과 차광명 직무대행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이용우 의원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공공기관이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의 자리 보전과 권한 행사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이사장 직무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국민 세금으로 고액의 급여를 받고 있다”며 임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세 의원은 기후부에 특정감사를 실시해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중단 경위와 인사·징계 과정의 적정성, 국정감사 답변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위법·부당한 행위가 확인되면 관련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공공기관 정상화, 인사 책임과 감독 책임 함께 따져야한국환경공단 사태는 특정 임원의 거취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기관장이 직무정지 상태에서도 급여를 받고, 임기가 만료된 임원이 직무대행을 맡아 주요 인사에 관여하며, 후임 선임 절차까지 장기간 지연되는 상황은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인사 운영 체계를 점검해야 할 사안이다.무엇보다 공공기관의 인사권은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권한이지 특정 임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기후부 역시 공단 내부의 갈등으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감독기관으로서 직무대행 체제의 적법성과 인사 운영의 공정성, 기관장 공백에 따른 업무 차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향후 특정감사가 이뤄진다면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중단 경위, 법률자문 결과와 후속 조치, 직원 감사·징계의 적정성뿐 아니라 기후부의 관리·감독 과정까지 조사 범위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누가 자리를 지키느냐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인사와 운영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지에 있다.한국환경공단과 기후부가 관련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와 설명을 내놓지 않는다면 기관 운영의 공정성과 감독체계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윤2026-10-27 21:27:5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