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연 생활문화 칼럼] 왜 미용실 거울만 보면 내가 못생겨 보일까 … 거울 앞에서 마주한 낯선 나

유다연 칼럼니스트 기자 발행일 2026-09-12 14:26:34 댓글 0
- 오래 바라볼수록 보이기 시작하는 얼굴, 우리는 누구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까
▲ 유다연 문화 칼럼니스트, 대한붙임머리뷰티협회장


“원장님, 왜 미용실 거울만 보면 제가 제일 못생겨 보여요?”

미용실에서 생각보다 자주 듣는 말이다.


평소에도 우리는 거울을 자주 본다.

아침에 세수를 하고, 화장을 하고, 외출하기 전 옷매무새를 확인한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 일도 이제는 익숙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의 얼굴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바라보는 시간은 의외로 많지 않다.

미용실에서는 조금 다르다.

커트보를 두르면 옷이 가려지고, 머리를 자르기 위해 머리카락을 위로 틀어 올리면 평소 헤어스타일에 가려져 있던 얼굴형이 그대로 드러난다.

몸은 보이지 않고 목과 얼굴만 거울 속에 남아 있을 때면 마치 미용 실습용 마네킹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상태로 적게는 수십 분, 길게는 몇 시간을 앉아 있게 된다.

평소라면 잠깐 보고 지나쳤을 얼굴을 그렇게 오래 바라보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

‘원래 여기 주름이 이렇게 깊었나?’

‘내 얼굴이 이렇게 둥글었나?’

‘살이 언제 이렇게 쪘지?’

‘눈이 원래 이렇게 달랐나?’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실제로 한 고객은 시술을 받는 내내 거울 속 자신의 팔자주름을 걱정했다. 다음번 방문 때는 실리프팅을 하고 나타났다.

또 다른 고객은 예약 시간을 기다리며 앞 고객의 시술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저분은 정말 피부가 하얗네요”라고 말했다.

얼마 뒤 미백 시술과 화이트태닝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미용사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필자 역시 오랜 시간 거울 앞에서 일한다. 그러다 문득 거울 속 내 얼굴을 오래 바라보는 날이면 ‘살이 왜 이렇게 쪘지’, ‘전에는 없던 나이의 흔적이 보이네’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성형이나 피부 시술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쩌면 미용실 거울이 특별히 사람을 못생겨 보이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자세히 보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너무 오래 보여주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거기에 비교가 더해진다.

미용실에는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울 속에는 옆자리의 누군가가 함께 비치고,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저 사람은 피부가 참 좋다.’

‘얼굴이 작다.’

‘머리숱이 많다.’

그렇게 타인을 바라보다 다시 자신의 얼굴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관찰은 어느새 비교가 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외모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자기관리’나 때로는 하나의 ‘경쟁력’처럼 이야기되곤 한다.

‘머리빨’, ‘화장빨’, ‘옷빨’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외모도 스펙’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

SNS와 스마트폰 카메라는 이런 환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그냥 찍기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각도를 찾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찍는다. 필터를 사용하거나 피부를 보정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러다 아무런 보정도 없는 거울 앞에 오래 앉게 되면, 평소 사진이나 화면을 통해 익숙해진 ‘나의 모습’과 거울 속 얼굴 사이에서 낯섦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물론 외모를 가꾸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머리를 바꾸고, 화장을 하고, 피부를 관리하면서 자신감을 얻는 사람도 많다. 필자 역시 미용인으로서 외적인 변화가 사람의 마음에 좋은 영향을 주는 순간을 수없이 보아왔다.

다만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정말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너무 오래 들여다보다 발견한 작은 단점을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지나치지 못하게 된 것일까?

미용실에서 사람들은 머리를 바꾸기 위해 거울 앞에 앉는다.

그런데 몇 시간 동안 거울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리보다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어쩌면 미용실 거울은 사람을 못생겨 보이게 만드는 거울이 아닐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오래 바라보지 않았던 나를, 너무 오래 보여주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울 앞에서 우리가 한 번쯤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는 누구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까.


유다연 문화칼럼니스트, 대한붙임머리뷰티협회장

19년간 미용 현장에서 붙임머리 교육과 산업 발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사회를 미용의 시선으로 기록하는 생활문화 칼럼을 연재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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