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기시의원, 늦게 내려온 교육예산 7천억…학교는 돈 있어도 공사 못 하나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12 14:19:54 댓글 0
장상기 시의원 “5천억 이상 집행 못 할 가능성”…전출 시기 문제 제기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법정전출금의 교부가 늦어지면서 교육청이 수천억 원의 학교 시설비를 확보하고도 연내 제대로 집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예산이 얼마냐’가 아니다. 학교 시설공사는 학생들의 수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방학과 학사일정에 맞춰 설계·계약·공사를 준비해야 한다. 예산이 뒤늦게 내려오면 돈이 있어도 공사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장상기 시의원(사진)은 지난 9일 제339회 제2차 예결위 질의에서 서울시의 교육청 법정전출금 교부 시기와 예산 편성 방식을 지적하고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간 재정협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5년도 결산에 따른 교육청 법정전출금 정산분을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전액 반영하지 않고 일부만 지급하면서 2026년도 전출금 2천억 원을 함께 편성했다.

이미 결산을 통해 규모가 확정된 전년도 정산분보다 올해 전출금을 별도로 편성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장 의원의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시기’다.

전출금이 8월에 뒤늦게 통보되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추경에 약 7천억 원 규모의 시설비를 편성했지만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상당액을 연내 집행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 의원은 “학교 시설공사는 일반 사업과 달리 학사일정과 방학기간을 고려해 사전에 공사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겨울방학에 공사하려면 연초부터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등 준비가 필요한데 8월에 갑자기 예산이 내려오니 교육청으로서는 뒤늦게 시설사업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편성된 시설비가 약 7천억 원인데 아무리 공사를 서둘러도 5천억 원 이상은 불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결산에서는 교육청이 왜 집행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을 받겠지만 서울시가 예측 가능한 재원을 적기에 전출했다면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주장했다.

교육재정과 학교시설 분야에서는 학교 시설예산을 일반 행정사업과 동일한 잣대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공사는 학생이 없는 방학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고 공사에 앞서 현장조사와 설계,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 계약과 입찰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대규모 시설개선 사업은 예산이 확보됐다고 곧바로 착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교육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따라서 예산의 ‘규모’ 못지않게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늦게 내려온 예산을 무리하게 소진하려 할 경우 충분한 설계와 검토기간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연내 집행이 어려워 불용이나 이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행정기관의 늦은 재정 결정이 교육청에는 ‘신속 집행’이라는 또 다른 부담으로 전가되는 셈이다.

장 의원은 서울시의 전체적인 재정 운용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순세계잉여금 등을 고려해 가용재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법정전출금과 필요한 사업에 적기에 반영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확정된 국비 증액 관련 사항 역시 1차 추경에서 우선 반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에서 짚어야 할 부분은 내년 결산에서 나타날 ‘불용액 숫자’만이 아니다.

만약 실제로 수천억 원의 시설비가 집행되지 못한다면 교육청의 집행 능력만 따질 것이 아니라 예산이 언제 확정됐고 학교가 실제 공사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주어졌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서울시와 교육청 사이의 법정전출금은 기관 간 단순한 회계 이전이 아니다. 예산이 한두 달 늦어지는 것이 학교 현장에서는 방학 한 차례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노후시설 개선이나 안전 관련 공사가 다음 시기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장 의원은 “법정전출금은 단순히 서울시에서 교육청으로 돈을 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 현장의 사업계획과 예산 집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전출 시기가 늦어지면 교육청은 예산이 있어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결국 불용으로 이어지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 교육청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법정전출금 규모와 시기를 보다 예측 가능하게 조정하고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예산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재정협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예산은 많이 편성하는 것만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필요한 시기에 계획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학생을 위한 예산이 된다.

이번 추경에서 제기된 7천억 원 규모 시설비와 5천억 원 이상 불용 가능성은 향후 실제 집행 결과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 동시에 서울시와 교육청도 책임 공방에 앞서 법정전출금의 확정·통보·편성 시기를 학교 학사일정과 연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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