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의원(사진)이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공개 벌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하
이 가운데 품질관리 관련 벌점은 349건으로 전체의 53.4%를 차지했다. 건설현장에서 적발되는 문제 두 건 가운데 한 건 이상이 품질관리와 관련됐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는 ‘시험실 규모·시험장비 또는 건설기술인 확보 미흡’이 158건(24.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콘크리트 타설 및 양생과정 소홀’ 102건(15.6%), ‘품질관리계획·품질시험계획 수립 및 실시 미흡’ 89건(13.6%) 순이었다.
품질관리 관련 벌점은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었다. 전체 벌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하반기 48.1%에서 2025년 상반기 57.7%로 높아졌으며, 2025년 하반기 54.8%, 2026년 상반기 54.7%를 기록했다.
정부와 발주기관의 지속적인 현장 점검에도 품질관리 문제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적발과 벌점 부과를 넘어 현장에서 품질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품질관리는 건설현장의 서류상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콘크리트 강도와 철근 배근, 자재 시험, 시공 상태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구조물의 내구성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서도 품질관리 문제가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전단보강근 누락과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고, 현장 특별점검에서도 품질관리 미흡이 확인됐다. 이후 국토부는 품질관리자 겸직 금지 강화 등을 재발방지대책으로 내놓았다.
건설안전 전문가들은 품질관리 인력의 ‘배치 여부’보다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건설안전 전문가는 “품질관리자를 법정 기준에 맞춰 배치하고 시험장비를 갖췄다는 사실만으로 품질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며 “공기 단축이나 공사비 부담 때문에 시험·검측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는지, 품질관리자가 시공 과정에서 독립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강도시험 등은 문제가 발생한 뒤 바로잡기 어려운 공정”이라며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하자 문제를 넘어 구조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사후 벌점보다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관별 벌점 편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5개 지방국토관리청은 품질관리 관련 벌점 비중이 모두 59%를 웃돌았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전체 96건 가운데 87건으로 90.6%에 달했고, 대전청 63.9%, 부산청 62.1% 등이었다. 세종특별자치시도 전체 22건 가운데 16건(72.7%)이 품질관리 관련이었다.
반면 국가철도공단은 전체 벌점 28건 가운데 품질관리 관련 벌점이 한 건도 없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9건,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8건, 전북 군산시 8건에서도 품질관리 관련 벌점은 없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기관에 따라 품질관리 벌점 비중이 90.6%에서 0%까지 벌어진 셈이다.
다만 품질관리 벌점이 많다고 해당 기관의 건설현장이 반드시 더 부실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장점검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실시했는지, 어떤 분야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는지에 따라 적발 건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품질관리 벌점이 없다는 사실 역시 곧바로 관리 수준이 우수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벌점 숫자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기관마다 점검 기준과 집행 강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현장 특성과 공사 종류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동일한 제도가 기관별로 지나치게 다르게 적용된다면 벌점제도의 신뢰성과 실효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발주기관별 점검 방식과 품질관리 인력의 실제 근무 실태, 시험·검측 기록 등을 함께 분석해 벌점 편차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업체나 현장에 대해서는 벌점 부과에 그치지 않고 후속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허영 의원은 “건설현장 품질관리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부실을 사전에 발견하고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며 “시험실과 장비, 품질관리 인력이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데 기관별로 품질관리 벌점 비중이 크게 다른 만큼 기관별 점검 실태와 벌점 부과 과정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따져보고, 현장 중심의 품질관리 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가 던지는 핵심은 벌점 349건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데 있다. 건설현장의 품질관리는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가리는 수단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걸러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벌점제도 역시 적발 실적을 쌓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부실시공을 사전에 차단하는 현장 관리수단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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