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새들의 가을 식량이 익어간다 … 좀작살나무에 내려앉은 보랏빛 계절

정진욱 기자 발행일 2026-09-17 09:38:29 댓글 0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가을은 언제나 나무가 먼저 알아챈다. 아직 한낮의 햇살에는 여름의 온기가 남아 있지만, 좀작살나무 가지에는 어느새 자줏빛 구슬이 촘촘히 매달렸다. 


▲ 기자가 시민공원에서 찍은 가을에 열리는 좀작살나무, 가지마다 보랏빛 열매가 탐스럽게 맺혀 있다


가을은 언제나 나무가 먼저 알아챈다. 아직 한낮의 햇살에는 여름의 온기가 남아 있지만, 좀작살나무 가지에는 어느새 자줏빛 구슬이 촘촘히 매달렸다. 

푸른 잎 사이로 영롱하게 빛나는 열매는 성큼 다가온 가을이 자연에 남긴 작은 마침표처럼 보인다.

좀작살나무라는 이름은 마주 갈라진 가지 모양이 물고기를 잡던 ‘작살’을 닮은 작살나무 가운데, 잎과 열매 등이 비교적 작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름은 다소 투박하지만 학명 ‘칼리카르파(Callicarpa)’에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열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영어 이름도 ‘뷰티베리(Beautyberry)’다. 

여름 동안 눈에 잘 띄지 않는 연보라색 꽃을 피운 좀작살나무는 가을이 깊어지면 둥근 열매를 짙은 자주색으로 물들인다. 이 열매는 사람의 눈에는 가을 정원의 보석이 되고, 먹이가 부족해지는 계절을 앞둔 새들에게는 소중한 식량이 된다. 

바람이 가지를 흔들 때마다 보랏빛 알갱이 사이로 햇살이 잘게 부서진다. 달력보다 먼저 계절을 읽은 나무가 말없이 전한다.

가을은 먼 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새들이 찾아올 작은 식탁 하나를 차리며 우리 곁에 도착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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