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 외치던 배민, 뒤로는 15% 뗐다… 일방 폐지에 멍든 전통시장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22 11:47:37 댓글 0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배달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대외적으로 전통시장 상생을 앞세워 ‘중개수수료 0%’를 공언해놓고, 실제로는 위탁 대행사를 통해
15%대 고율 수수료를 챙겨오다 서비스를 일방 폐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영세 상인들은 대행사 수수료 부담에 시달리다 판로마저 잃었고, 소비자들은 현장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는 이중 피해를 떠안았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배민은 2024년 1월부터 ‘전통시장 장보기’ 입점 점포를 대상으로 중개수수료 0% 혜택을 제공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상생 약속을 신뢰한 전국 20개 전통시장 상인회, 430여 개 점포가 사업에 동참했다.


그러나 ‘상생’의 실상은 달랐다. 배민은 운영 과정에서 위탁 대행사인 ‘프레시멘토’를 통해 상인들에게 10% 중반대에 달하는 수수료를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배달 음식점 수수료(2~7%대)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현장 판매가보다 배달앱 판매가를 높여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가 번졌고, 별도 안내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전통시장 물품을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수수료 우회 수취 논란이 불거지자 배민 측은 지난 3월 상인들과의 사전 협의 없이 해당 서비스를 기습 중단했다.

현장 상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 모(54) 씨는 “대기업 플랫폼이 수수료를 한 푼도 안 받는다고 해 믿고 들어갔는데, 정작 대행사가 15%를 떼어가니 남는 게 없어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그마저도 아무런 대책 협의 없이 하루아침에 서비스를 없애버려 단골 손님과 온라인 창구를 모두 날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 역시 “디지털 전환을 돕겠다던 배민의 약속은 겉치레였고, 결국 영세 상인을 플랫폼 홍보용 수단으로만 이용한 뒤 토사구팽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배달업계 관계자는 불가피한 비용 구조였다는 해명을 내놨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전통시장은 상품 사진 촬영, 상세페이지 제작, 개별 포장 및 주문 픽업 등 디지털 인프라가 취약해 이를 전문적으로 전담할 운영 대행사(프레시멘토) 연계가 필수적이었다”며 “배민 자체 플랫폼 중개수수료는 면제한 것이 맞고, 발생한 15%는 물류·패키징·운영 대행 실비 성격의 수수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인 적자와 운영상 한계로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민생토론회 등을 통해 공언해 온 ‘전통시장 배달 수수료 0%’ 및 소상공인 부담 완화 정책 기조를 플랫폼이 기만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수진 의원은 “배달의민족이 앞에서는 ESG와 상생을 내세워 대외 이미지를 챙기고, 뒤에서는 영세 상인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전가하다 끝내 사업을 무책임하게 정리했다”며 “상인과 소비자의 신뢰를 동시에 저버린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거대 플랫폼의 '면피용 쇼'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번 국정감사에서 편법 수수료 수취와 일방 철수 경위를 낱낱이 밝히고 실효성 있는 플랫폼 규제 및 현장 감독 기준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