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곳곳에 초록이 늘어나는 만큼, 그 초록을 누구나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오는 11월 18일 서울 성수동에서 ‘모두를 위한 초록, 포용의 도시’를 주제로 제6회 ‘숲으로 도시혁명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공원과 정원을 단순히 나무와 꽃이 자라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돌봄, 사회적 관계를 이어주는 생활 속 복지 공간으로 바라보는 자리다. 도시 녹지의 양적 확대를 넘어 누구나 차별 없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현장 사례와 정책적 대안을 공유한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령층, 장애인 등 녹색 공간을 이용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시민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도시숲이 일상의 회복과 사회적 연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공원은 도시의 숨을 고르게 하는 공간이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이웃과 마주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시민이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공원까지의 거리와 이동 여건, 시설의 편의성, 프로그램 참여 기회에 따라 녹지의 가치는 서로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이번 포럼이 주목하는 ‘공간 복지’는 바로 이러한 차이에서 출발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녹색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돌봄과 회복, 자립과 공동체의 가능성을 발견하자는 취지다.
포럼은 두 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총 여섯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세션인 ‘돌봄과 회복의 녹색 복지’에서는 자연과 예술, 정원 활동이 시민의 마음과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살펴본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최범규 팀장은 ‘마음을 잇는 도시숲 예술 치유’를 주제로 도시숲과 문화예술을 연결한 치유의 가능성을 소개한다.
이어 서울그린트러스트 임혜란 코디네이터는 ‘치매 돌봄 가족을 위한 정원 치유, 느슨한 가드닝’을 발표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정원 활동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돌봄은 누군가를 보살피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돌보는 사람 자신에게도 쉼이 필요하다. 흙을 만지고 식물을 가꾸는 소박한 시간이 가족들의 마음을 돌보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브라더스키퍼 김하나 대표는 ‘소셜 가드닝으로 여는 자립준비청년의 녹색 일자리’를 통해 정원과 식물을 매개로 한 새로운 자립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자연을 가꾸는 일이 단순한 취미나 여가를 넘어 청년들의 일자리와 사회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녹색 복지의 의미를 한층 넓히는 사례다.
두 번째 세션인 ‘녹색 포용을 위한 정책과 협력 거버넌스’에서는 도시 녹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과제와 협력 방안을 다룬다.
건축공간연구원 김용국 연구위원은 ‘녹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원 접근성 전략’을 발표한다. 시민들이 거주 지역이나 생활 여건에 관계없이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공간을 어떻게 계획하고 개선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혜진 선임팀장은 ‘문턱 없는 공원, 장애인 제도 개선 솔루션 활동’을 주제로 장애인의 공원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함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소개한다.
공원 입구의 작은 턱 하나, 이어지지 않는 산책로, 이용하기 어려운 편의시설은 누군가에게 자연을 만나는 기회를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도시의 초록이 진정한 공공의 자산이 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 김영률 대리는 ‘국립세종수목원 팜투마켓과 지역 상생 모델’을 소개한다. 수목원과 지역사회가 협력하며 녹색 공간의 가치를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각 발표가 끝난 뒤에는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관과 기업, 전문가, 시민사회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논의한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그동안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도시숲과 공원을 조성하고 가꾸며 도시의 녹색 가치를 확산해 왔다.
2003년 생명의숲국민운동과 서울시의 협약을 바탕으로 출범한 서울그린트러스트는 같은 해 시민들이 기금을 모으고 직접 나무를 심는 서울숲공원 조성 활동에 참여했다. 이후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숲공원을 운영하며 시민과 기업의 자원봉사, 도시공원 가꾸기, 녹색문화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러한 경험은 도시의 숲이 행정기관의 조성 사업만으로 완성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만들고 돌보며 성장시키는 공동의 자산이라는 의미를 보여준다.
조경진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공원녹지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만으로 모두에게 공평한 자원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포럼에서 다양한 현장의 경험과 정책적 대안을 나누고, 더 많은 시민이 공원과 정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찾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6회 숲으로 도시혁명 포럼은 11월 18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성수시작점 지하 1층에서 열린다.
참가 신청은 10월 19일 오전 10시부터 11월 10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시의 풍경은 나무가 많아질수록 푸르러진다. 그러나 도시의 삶은 그 나무 아래 누구나 머물 수 있을 때 더욱 풍요로워진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회복하는 정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일터가 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이어지는 산책길이 되는 공간. 이번 포럼은 도시의 초록이 단순한 경관을 넘어 모든 시민의 일상에 스며드는 길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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