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카페 40곳 다회용컵 사용 확대…반납하면 보증금 1000원에 탄소중립포인트 300원

안영준 기자 발행일 2026-10-22 07:11:17 댓글 0
- 정부세종청사 밖 카페 20곳 추가 참여…일회용컵 연간 200만 개 이상 감축 기대
- 무인반납기 확대하고 세척·재공급 체계 구축…일상 속 자원순환 문화 확산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버려지는 일회용컵이 다시 사용하는 다회용컵으로 바뀌면서 세종시의 일상 풍경에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출근길 손에 들린 커피 한 잔이 쓰레기로 남는 대신, 반납과 세척을 거쳐 또 다른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자원순환 체계가 확대된다.

▲ 다회용컵 반납시스템을 직접 시연하는 장면(출처=세종특별자치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9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시의회,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세종시 다회용 컵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부세종청사에서 시행해 온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청사 밖 커피전문점과 주변 생활권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정부세종청사 인근 카페 9곳과 세종시청 인근 카페 11곳 등 20곳이 새롭게 참여한다. 기존 정부세종청사 내에서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운영하던 20곳을 포함하면 참여 매장은 총 40곳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정부청사 내부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다회용컵 사용이 공공기관 주변 상권과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다회용컵 보증금제는 시민들이 커피 등 포장 음료를 구매할 때 음료 가격과 별도로 컵 보증금 1000원을 지불하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컵을 구입한 매장뿐 아니라 보증금제 참여 매장이나 무인반납기에서도 반납할 수 있으며, 무인반납기를 이용하면 휴대전화를 통해 보증금이 환급된다.

특히 다회용컵을 반납하는 시민에게는 보증금 환급과 별도로 컵당 300원의 탄소중립포인트가 지급된다. 다만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탄소중립포인트 홈페이지와 다회용컵 운영업체의 홈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해야 한다.

시민 입장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면서 경제적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다회용컵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주차장과 버스정류장, 주변 상가 등에도 무인반납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일회용컵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사용한 컵을 쉽게 반납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커피를 구입한 장소와 반납하는 장소가 달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생활권 곳곳에 회수망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회수된 다회용컵은 위생적인 세척과 검수 과정을 거쳐 다시 커피전문점에 공급된다.

세척 과정은 애벌 세척을 시작으로 초음파 세척, 고온·고압 세척, 고온 건조, 자외선 살균, 인공지능(AI) 영상검수, 밀봉 및 이중포장 등 모두 7단계로 구성된다.

특히 인공지능 영상검수는 세척을 마친 컵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반복 사용에 따른 위생과 품질 관리에 활용된다.

다회용컵이 일상적인 소비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용 편의성과 함께 위생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세척과 관리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다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하는 커피전문점에도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컵 수거와 세척, 재공급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다회용컵 사용 실적에 따라 컵당 30원의 탄소중립포인트를 지급한다.

참여 매장에는 '일회용품 줄여가게' 안내문을 부착해 시민들이 다회용컵 이용 가능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평가를 통해 우수매장으로 선정된 업소에는 현판 수여와 소상공인정책자금 우대금리 적용 등의 혜택도 마련된다.

이번 사업에서 세종시는 참여 매장 모집과 무인반납기 설치, 컵 회수·세척·재공급 체계 구축을 담당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맡고, 세종시의회는 시민 참여와 공감대 확산에 협력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참여 매장의 다회용컵 사용량 등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세종시의 다회용컵 사용은 2023년 6월 정부세종청사 내 전체 커피전문점에 보증금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정부는 공공기관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으며, 지난해 4월에는 '공공기관 일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개정해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거나 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 협약식 현장 사진(출처=세종특별자치시)

이번 협약은 공공기관 내부에서 시작된 일회용품 감축 노력을 시민 생활권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약 200만 개 이상의 일회용컵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커피전문점을 상시 모집하고,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일회용컵을 줄이고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공기관의 실천이 시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참여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루에도 수많은 커피가 소비되는 도시에서 컵 하나가 차지하는 공간은 작지만, 그 컵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

마시고 버리는 소비에서 사용하고 돌려주는 순환으로의 변화. 세종시에서 시작된 이번 다회용컵 확대 사업은 환경보호가 특별한 날의 캠페인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생활습관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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