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내년 2월 ‘개식용종식법’ 본격 적용을 앞두고 육견농장에서 쓰이던 잔반사료 물량이 양돈농가로 급격히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가축 방역망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양돈용 잔반사료를 급여하는 농장과 사육 돼지 수는 2024년 12월 5개 농가(9,279마리)에서 1년 만에 14개 농가(1만9,004마리)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8월 말 기준 18개 농가 2만2,204마리까지 증가했다. 일일 공급량 또한 66.5톤에서 176.4톤으로 165% 폭증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9월 국내 ASF 발병 직후 ‘양돈농장 내 잔반사료 반입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2024년 10월 ‘남은 음식물 사료화 절차 및 농가 방역관리 매뉴얼’을 근거로 조건부 반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급여량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다, 현재 잔반을 급여 중인 18개 농장 모두 지난해와 올해 ASF 이동제한구역 내에 위치했던 것으로 확인돼 발병 위험지역과의 물리적 인접성이 방역 취약점으로 지목된다.
실제 올해 양돈농장 내 ASF 발생 건수는 1분기에만 2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급증했다. 과거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던 충남·전남북·경남으로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반면 야생멧돼지 ASF 검출 건수는 2021년 964건에서 2024년 719건, 지난해 109건, 올해 199건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여 농장 내부 유입 경로, 특히 사료 관리의 중요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현재 18개 급여 농가 중심의 모니터링 체계를 전국 70개 잔반사료 제조업체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료의 최종 소비처뿐만 아니라 고열 멸균 등 제조 공정 단계부터 철저한 전수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역 당국인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4년 반입 허용은 무분별한 급여를 푼 것이 아니라 80℃에서 30분 이상 가열 처리 등 과학적 멸균 기준을 통과한 전문 업체의 사료에 한해 엄격한 시설 기준을 갖춘 농가에만 조건부로 허용한 것”이라며 “현재 급여 농장을 상대로 상시 방역 점검을 진행 중이며, 우려되는 사료 제조업체의 열처리 공정과 안전성 검사 역시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점검 주기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농식품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행정 및 정책 현실에 따른 한계를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2월 개식용 종식 법안 시행으로 육견농가에서 처리하던 대규모 음식물쓰레기가 갈 곳을 잃는다는 점이 방역 당국으로서도 가장 곤혹스러운 대목”이라며 “사료화 업계의 퇴로를 열어주지 못하면 불법 폐기나 암시장 유통이 발생할 수 있어 양돈농가 급여를 완전 금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현행 지자체 방역 인력만으로는 70개 제조시설의 열처리 준수 여부를 24시간 감문화·밀착 감시하기에 구조적 한계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국제적으로도 대만은 지난해 ASF 발병 이후 내년부터 잔반 급여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EU)은 이미 2002년부터 돼지에 대한 잔반 급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일반 배합사료를 쓰는 양돈 농가들 역시 저가 잔반사료를 먹인 돼지고기 유통이 육질 저하와 한돈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초래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옥주 의원은 “전염병 확산, 축산물 품질 저하, 공정 경쟁 훼손 등 숱한 부작용을 야기하는 잔반사료 급여 재개는 방역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시대착오적 조치”라며 “음식물류 폐기물로 만든 사료의 제조·수입·판매·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이른바 ‘ASF 예방법’(사료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법안 통과와 함께 사료 제조 단계부터 빈틈없는 전수 감시 체계를 즉각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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