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답변 사이에서 질문의 의미를 돌아보는 인문학의 시간이 열린다. 교육부와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는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제21회 인문주간’을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인공지능(AI) 시대, 질문하는 인문학’이다. 전국 18개 인문학 관련 기관이 참여해 강연과 공연, 전시, 체험, 현장 답사 등 19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문주간은 인문학 연구성과를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열리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에 쌓인 지식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자리다. 올해는 AI가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환경에서 스스로 묻고 판단하는 힘에 주목한다.
개막일인 26일에는 국회에서 인문주간 선포식과 기념 토론회가 열린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대학 인문교육의 변화와 국가 인문정책의 방향을 논의한다. 기술이 바꾸는 교육환경 속에서 인문학이 어떤 배움과 성찰을 제공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다.
지역 프로그램은 그곳에 남아 있는 삶의 흔적에서 질문을 길어 올린다. 동국대학교 와이즈(WISE)캠퍼스 인문도시사업단은 경주에서 ‘인공지능(AI) 시대, 공감을 묻다: 경주의 공감정신’을 주제로 행사를 마련한다. 분황사와 경주읍성, 최부자 고택 등 역사·문화유적을 활용한 탐방과 서예 퍼포먼스 등이 이어진다.
오래된 건물과 골목은 지난 시대를 설명하는 자료이면서, 그곳을 살아간 사람들을 상상하게 하는 공간이다. 화면에서 지명을 검색하는 일과 직접 길을 걸으며 장소를 만나는 일 사이에는 다른 깊이의 경험이 놓여 있다. 이번 답사는 지역의 기억을 오늘의 삶과 연결해 보는 기회가 된다.
충남 아산에서는 선문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이 ‘아산을 잇(IT)하다’를 주제로 시민들을 만난다. 옹기 만들기 체험과 역사·문화 현장 답사, 이순신의 『난중일기』 독후감 및 유적답사기 공모전 시상식 등을 진행한다. 손으로 흙을 빚고 기록을 읽으며, 지역의 시간을 각자의 경험으로 이어가는 구성이다.
인문학의 질문은 거창한 문장으로만 시작되지 않는다. 내가 읽은 이야기가 왜 마음에 남았는지, 오래된 일기가 오늘의 삶에 어떤 말을 건네는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일도 그 출발점이다. 강연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전시 앞에 머물고, 낯익은 동네를 새롭게 걷는 과정이 하나의 배움이 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은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 누리집의 ‘2026년 제21회 인문주간 개최’ 공지와 첨부 행사안내서에서 기관별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행사마다 장소와 시간이 다른 만큼 방문 전 참여기관의 세부 안내를 살펴보면 된다.
기술이 답을 건네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 답을 내 삶에 어떻게 놓을지 생각하는 시간은 여전히 사람에게 필요하다. 가을의 끝자락에 열리는 이번 인문주간은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신과 이웃에게 건넬 질문 하나를 찾아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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