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 안전을 묻다 … 30년 연구와 신뢰의 시간

정이든 청년기자 기자 발행일 2026-10-29 07:19:44 댓글 0
- 국립전파연구원,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서 제14회 전자파 안전포럼 개최
- WHO 전자파 인체영향 연구 30주년…생활 속 전자파 안전성과 과학적 연구 성과 공유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휴대전화로 아침을 깨우고,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집 안에서는 와이파이와 각종 전자제품이 하루 종일 작동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현대인의 일상 곳곳에는 전자파가 존재한다. 편리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궁금증과 우려 역시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제공하는 소형 전자파 측정기를 생활공간에 설치해 주변 이동통신 기지국과 와이파이 등의 전자파 세기를 확인하는 모습.(출처=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전자파 안전정보)

생활 속 전자파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시민들과 올바른 정보를 나누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오는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자파 안전 30년, 신뢰로 잇는 미래'를 주제로 제14회 전자파 안전포럼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자파의 인체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해를 맞아 마련됐다. 지난 30년 동안 축적된 국내외 연구 성과를 돌아보고, 변화하는 무선통신 환경에서 시민들이 전자파 안전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 휴대전화 등 생활 속 무선기기의 전자파 노출과 인체보호 기준을 설명하는 안내 자료.(출처=국립전파연구원 전자파 안전정보)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공간을 통해 전달되는 물리적 현상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무선통신 기기, 가전제품 등에서도 다양한 주파수의 전자파가 발생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이동통신 전자파는 엑스선이나 감마선처럼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낼 만큼 높은 에너지를 갖지 않는 비전리 방사선에 속한다. 다만 전자파의 종류와 세기, 노출시간 등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인체보호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하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인체가 전자파 에너지를 얼마나 흡수하는지를 나타내는 전자파흡수율(SAR)을 기준으로 안전성을 평가한다. 이동통신 기지국은 주변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세기를 측정해 인체보호 기준과 비교한다.

이처럼 전자파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방법은 기기의 종류와 사용환경에 따라 다르다. 단순히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사실보다 실제 노출 수준과 과학적으로 정해진 기준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을 비롯해 사물인터넷과 무선충전 등 새로운 기술이 일상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자파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휴대전화와 방송 송신시설이 주요 관심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홈 기기와 웨어러블 기기, 다양한 무선통신 장비가 생활공간 곳곳에서 사용된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전자파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 역시 변화하는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외 전자파 인체영향 연구의 주요 성과와 정책 동향을 비롯해 휴대전화 사용과 건강 영향 사이의 관계를 살펴본 역학 연구, 전자파 인체안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어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궁금해하는 전자파 관련 질문을 나누고, 과학적 연구 결과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한다.

국립전파연구원은 2015년부터 전자파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의 하나로 안전포럼을 개최해 왔다. 올해는 WHO 전자파 연구 30주년을 계기로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사회적 소통의 의미를 함께 돌아본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휴대전화로 장시간 통화할 때는 스피커폰이나 유선 이어폰을 이용해 기기와 신체 사이의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통신 신호가 약한 장소에서는 휴대전화가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송신 출력을 높일 수 있어 사용환경에 따른 차이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전자파를 무조건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근거가 불분명한 정보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측정 결과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실제 노출 수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창림 국립전파연구원장은 전자파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객관적인 연구와 정확한 정보 제공,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안전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럼은 현장 등록 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과 전자파 관련 설문은 27일까지 진행된다.

30년 동안 전자파를 둘러싼 과학적 질문은 계속돼 왔다. 기술은 더 빠르고 정교해졌으며, 무선통신은 이제 일상에서 떼어놓기 어려운 생활 기반이 됐다.

그동안의 연구가 전자파의 영향을 이해하고 안전기준을 세우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축적된 과학적 사실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를 향한 막연한 불안이 과학적 이해로 바뀔 때, 기술의 편리함과 생활의 안전도 함께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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