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로 막힌 빗물받이…영등포구, 필터 1,000개 설치해 침수 예방 나선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29 07:31:11 댓글 0
설치보다 사후관리가 중요…1년간 실효성 검증 후 확대 여부 결정
▲ 사진자료= 영등포구청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담배꽁초와 음식물 쓰레기로 막힌 도심 빗물받이가 집중호우 때 도로 침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가 빗물받이 오염 방지와 배수 기능 개선에 나섰다.

특히 음식점 밀집지역에서 반복되는 담배꽁초 무단 투기와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기업과 협력해 빗물받이 필터를 설치했지만, 실제 침수 예방 효과는 향후 유지관리와 배수 성능 검증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등포구(구청장 조유진)는 KT&G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역 내 주요 상권과 유동인구 밀집지역에 '빗물받이 그레이팅 필터' 1,000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KT&G의 사회공헌 사업과 연계해 추진됐으며, 구는 약 1억 5천만 원 상당의 필터를 무상 지원받아 설치를 완료했다.

설치 대상지는 영등포역과 여의도역, 당산역, 대림역 등 유동인구가 많고 음식점이 밀집한 9개 구역이다. 이들 지역은 담배꽁초와 각종 생활쓰레기가 빗물받이로 유입되면서 악취와 배수 불량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곳이다.

도심 빗물받이는 도로에 내린 빗물을 하수관으로 배출하는 핵심 배수시설이다. 그러나 담배꽁초와 음식물 쓰레기, 낙엽 등이 쌓이면 빗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집중호우 때 도로 침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일부 상인들이 빗물받이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막기 위해 장판이나 고무통 등으로 배수구를 임의로 덮어두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임의 덮개는 평상시 악취를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지만, 폭우 때 빗물 유입을 막아 오히려 침수 피해를 키울 우려가 있다.

구가 설치한 그레이팅 필터는 기존 빗물받이 상부에 별도 공사 없이 장착하는 방식이다. 담배꽁초와 음식물 쓰레기, 낙엽 등 각종 이물질이 빗물받이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줄이기 위한 시설이다.

다만 필터 설치만으로 배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필터 표면에 쓰레기가 쌓일 경우 빗물 유입이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청소와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환경관리 전문가 관점…필터 설치보다 유지관리 체계가 핵심

환경관리 측면에서 이번 사업은 담배꽁초 등 오염물질이 빗물받이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줄이고, 배수시설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담배꽁초에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로 만들어진 필터가 포함돼 있어, 무단 투기된 꽁초가 빗물과 함께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필터가 오염물질을 걸러내더라도 수거와 청소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배수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환경관리 전문가의 관점에서는 필터 설치 수량뿐 아니라 실제 쓰레기 차단 효과, 집중호우 시 배수 성능, 필터 막힘 빈도, 유지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영등포구가 추진하는 1년간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설치 전후의 배수 상태와 쓰레기 유입량을 비교하고, 강우량에 따른 배수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주민 불편 해소도 관건…악취·담배꽁초 무단 투기 근절 필요

주민 생활환경 측면에서도 이번 사업의 실효성이 주목된다.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담배꽁초 무단 투기로 인한 거리 미관 저해와 빗물받이 악취가 생활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빗물받이를 재떨이처럼 사용하는 행위가 반복될 경우 필터 설치만으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필터 설치 이후 악취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빗물받이 주변에 쌓이는 담배꽁초가 실제로 감소하는지, 집중호우 때 배수가 원활하게 이뤄지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줄이기 위한 계도와 단속, 상가 밀집지역의 청소 관리,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사업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000개 설치에 1억 5천만 원…비용 대비 효과 검증해야

이번 사업에 지원된 필터는 총 1,000개로, 전체 지원 금액 1억 5천만 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개당 약 15만 원에 해당한다.

다만 해당 금액이 제품 가격만을 의미하는지, 설치와 운송 등 부대비용까지 포함한 것인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향후 추가 설치를 검토할 경우에는 필터의 내구연한과 교체 주기, 유지관리 인력 및 비용, 기존 빗물받이 청소 방식과 비교한 경제성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필터 설치 이후에도 빗물받이 청소가 반복적으로 필요하다면 관리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등포구는 앞으로 1년간 쓰레기 유입 방지 효과와 배수 상태, 유지관리 편의성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설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그레이팅 필터 1,000개 설치를 통해 실효성 있는 풍수해 예방 인프라를 확충했다"며 "빗물받이 내 이물질 유입 차단과 임의 덮개 행위를 근절해 풍수해 예방과 쾌적한 도로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민간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활용해 생활환경 문제와 도시 침수 위험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필터 1,000개 설치라는 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쓰레기 유입 감소와 배수 기능 개선 효과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영등포구가 향후 1년간의 모니터링 결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하고, 유지관리 체계까지 마련할 수 있을지가 이번 사업의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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