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평가위원이 연도와 사업을 넘나들며 심사를 도맡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공공 입찰의 기본 원칙인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주무열 의원(사진)은 제340회 정례회 경제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총 232억 원 규모의 주요 용역 사업 평가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주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제실 소관 6개 핵심 용역 사업 중 4개 사업에서 특정 업체들이 2~3년 연속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 업체는 3개 세부 사업에 걸쳐 총 5차례나 계약을 따냈다.
문제는 이 같은 ‘독점 수주’를 심사한 평가위원회의 구성이다. 총 16차례 열린 평가에서 2회 이상 참여한 위원은 20명에 달했고, 4회 이상 참여한 위원도 4명이었다. 특정 위원은 4개 사업에서 무려 6차례나 심사를 맡았다.
사업별 연속 위촉 문제도 두드러졌다. ‘서울패션위크 운영’과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쇼’는 2025년과 2026년 평가위원 중 각각 3명이 동일 인물이었으며, ‘서울퓨처랩’ 사업 역시 2명의 위원이 2년 연속 심사대에 올랐다. 사실상 소수의 심사위원이 주요 사업의 당락을 좌우해 온 셈이다.
주 의원은 “평가위원 풀이 고정돼 있으면 입찰 참여 업체가 심사위원을 사전에 예측하기 쉬워져 사전 접촉이나 로비 등 유착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며 “어떤 업체가 선정됐는지 이전에 누가,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는지부터 투명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반복 위촉 구조가 공공 조달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전형적인 제도적 결함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제안서평가위원회는 정성평가 비중이 높아 위원의 자의적 판단이 낙찰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기구”라며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핑계로 인력풀을 좁게 운용하면 자연스럽게 ‘심사위원-용역업체-발주부서’ 간 유착과 카르텔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동일 사업은 물론 유사 사업에 대한 연속 위촉을 제도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인력풀을 전국 단위로 다변화하거나 무작위 추첨 및 블라인드 시스템을 강화해야만 로비의 싹을 자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경제실은 행정사무감사 준비 과정에서 관련 문제를 일부 인지했다고 인정했다.
주 의원은 “집행부가 문제를 인지한 만큼 평가위원 풀의 전면 재점검과 동일 사업 연속 위촉 제한 규정 신설 등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제안서평가위원회가 공정한 심사의 장으로 바로 설 때까지 후속 조치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