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두 형제는 ‘금호’ 상표권을 두고도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은 ‘상표권 사용’과 관련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회사로부터 매출의 0.2%를 상표 사용료로 징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상표 사용료는 금호타이어가 월 7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월 95억원, 금호석유화학이 월 88억원으로 정했으며, 금호산업 측은 당시 “금호 브랜드를 쓰는 모든 회사는 사용료를 내야 하는 만큼 금호석유화학도 다른 계열사처럼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그러나 금호석유화학 측은 2010년 경영권 분리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금호’라는 브랜드의 공동 소유권 자격이 금호석유화학 측에도 있다고 주장하며 상표권 사용료를 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금호그룹의 분쟁사는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며 ‘형제 경영의 모범’으로 꼽히던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와 2008년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형 박삼구 회장은 두 회사의 인수를 추진한 반면, 동생 박찬구 회장은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우여곡절 끝에 형 박삼구 회장의 뜻대로 인수가 이뤄지면서 갈등이 봉합된 듯했으나, 2008년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는 국내 굴지 그룹을 다시 한 번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동생 박찬구 회장은 2009년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대폭 늘리며 계열 분리를 추진한다.이에 형 박삼구 회장은 ‘형제경영 원칙을 깼다’는 이유를 들어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고 본인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동반 퇴진이라는 형식을 취했으나 사실상 형 박삼구 회장이 동생 박찬구 회장을 내쳤다는 것이 당시 업계의 지배적인 분위기였다.이후 금호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나뉘었고 치열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두 형제간 소송은 수년에 걸쳐 크고 작은 건수만 1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