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약 5조 원을 신규 투자하‘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을 추진했지만, 농협경제지주 4개 계열사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농협중앙회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2012-2020) 추진 성과를 분석한 결과 농협중앙회가 농업경제에 약 3조 3,014억 원, 축산경제에 1조 6,578억 원 등 총 4조 9,525억 원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식품과 농협양곡, 농협홍삼, 농협목우촌 등 4개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2017년 범농협 식품 사업의 도약을 위해 설립된 농협식품은 경쟁업체에 비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여 제품 개발 역량이 부족했고, 또 농협 가공공장이 대부분 영세하거나 시설이 노후화되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지 못했다.
이에 2022년 6월 기준 농협식품이 시장에 출시한 42개 제품 중 20개 제품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제품 경쟁력에 문제를 드러냈고, 이에 2018년 47억 원, 2019년 29억 원, 2020년 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125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삼 경작 농가가 2013년 2만 4,376명에서 2019년 1만 6,981명으로 감소하면서 고품질 인삼 생산기반이 취약해졌고, 여기에 신제품 개발 실패, 11개 인삼농협 규모 영세화, 인삼농협-농협홍삼간 사업경쟁 심화, 매출 부진에 따른 재고액 2,894억 원 발생 등이 겹치며 농협홍삼은 2017년 19억 원. 2020년 8억 원, 2021년 14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은 농협식품과 농협홍삼 모두 식품이나 홍삼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되, 지역농협은 가공공장 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해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고, 농협홍삼은 사명을 바꿔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계획에 담았다.
하지만 김승남 의원은 이에 대해 “농협의 계획대로라면 농협경제지주는 지역농협이 생산한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회사로 전락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농협경제지주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농협이 그동안 약 5조 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농협 간 내부 경쟁을 방치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탓”이라며 “농협경제지주만의 고유사업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 노력 없이 땜질 처방으로 일관해서는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ss1010@dail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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