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마트에서 달걀을 구입한 소비자 A 씨는 최근 난각번호 ‘1번’ 달걀을 찾다가 난감한 일을 겪었다. 겉면에 크게 ‘1등급’이라고 적힌 제품을 당연하게 난각번호 1번(방사 사육 환경)을 뜻하는 것으로 오해해 구매했지만, 막상 포장재를 제거하고 난각을 직접 확인해 보니 사육환경을 나타내는 번호는 ‘4번’이었다. 포장지의 품질 등급 표기와 난각번호 체계가 분리돼 있다 보니 같은 경험을 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계란 등급판정제는 달걀의 신선도 및 내용물 상태에 따라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반면 개별 달걀 껍데기에 적힌 난각번호의 맨 앞자리 숫자(0~4)는 닭의 사육환경을 나타낸다.
즉, ‘1등급 달걀’과 ‘난각번호 1번 달걀’은 서로 아무 관련이 없지만, 숫자만 보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헷갈리기 쉬운 부분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더욱 큰 문제는 난각번호가 포장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마트 제품이 투명 패키지를 사용하지 않거나, 계란이 아래로 향한 채 포장되어 있어 포장을 열어보지 않으면 식별이 어려울 수 있다. 일부 소비자는 난각번호를 확인하려다 포장을 뜯을 수 없어 결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구매를 포기하기도 한다.
특히 ‘1번’이라는 숫자가 포장지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경우 소비자는 직관적으로 ‘방사란이구나’라고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브랜드 자체의 ‘1등급 품질 강조’ 의도와 소비자 인식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난각번호를 포장 외부에도 필수 표기하도록 하는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포장지에 표기되는 ‘등급’은 품질등급임을 보다 분명히 설명하거나 사육환경 번호와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즉, 현행 표시 체계는 소비자가 ‘사육환경’과 ‘품질등급’을 혼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동물복지에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난각번호 확인이 어려운 건 개선이 필요하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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