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저출산율 1위에 올라 간 것도 제법 됐다. 2018년 이후 통계청에서 발표한 통계이고 그 후 2023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출산율이 0.72라고 국가 공식 통계로 발표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 싶다가도 실제로 길거리에 나가보면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아서 피부로 실감하게 된다. 또한 무심코 지나쳤던 것을 떠올려보면 동네 산부인과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고 아기 옷 파는 매장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예전에는 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쇼핑하게끔 대형 쇼핑센터나 백화점에 놀이방을 만들어서 운영했는데 이것도 하나둘씩 철거에 들어가 이제는 없는 곳이 더 많다.
이처럼 출산율이 저조하고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노인이 많아지자 기존과 다른 변화가 오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어 과거에는 대학에 20대가 주를 이루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평생 학습자 전형으로 칠순이 넘은 분들이 대학에 입학을 한다.
노인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기도 하고, 노인을 돌보는 노인학과 또는 노인복지학과, 실버산업학과가 하나둘씩 생겨나는가 하면 한의대에도 노년학이 개설되는 등 점차 사회의 중심이 노년층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와 같은 사회의 움직임으로 인해서 고령층의 일자리가 대폭 확대되고 60~70대가 일하는 것도 이제는 흔히 볼 수 있으며, 노인들도 예전과 다르게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쓴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필자가 대학원 석사 때 지도해주셨던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뜬금없이 건강을 위해서 “태극권”을 배우려고 하는데 태극권이라는 운동이 어떠냐고 물으셨다. 운동과는 전혀 거리가 먼 신학과 교수님이 태극권을 하신다기에 의외였지만 적극 추천했다.
왜냐하면 필자가 일본 유학생 시절에 전설적인 대만의 왕수금 노사 계열의 기공 태극권을 약 3년 반 동안 수련한 적이 있었는데 태극권이 겉보기에는 천천히 너무 느리게 하기 때문에 무슨 운동이 되겠느냐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막상 해보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쉽지가 않고 오히려 기혈 순환이 잘 되며 고관절을 포함한 무릎 팔다리 관절에 상당한 운동이 되는 것을 체험할 수가 있다.
대상을 노인층으로 바꿀 때가 왔다.
요즘 흔히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즉 노인 문화의 시대가 접어든 것이다. 물론, 이미 전문가들은 20년 전부터 해 왔던 이야기이고, 일본은 그 이전부터 예상했었다. 하지만 정말 현실로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며칠 전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칠십 초반으로 보이는 분이 경광봉을 들고 학교 앞 스쿨존에서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도록 차량 통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필자가 일을 보고 난 후 다시 그 자리를 지나는데 이미 등교 시간이 지나서인지 한산했고 경광봉을 들고 있던 그분은 경광봉으로 풀 스윙을 하면서 골프 자세를 취하시는데 순간 그 광경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저분 나이 정도면 탑골공원에 가서 내기 장기나 두고 이기면 탁주 한 사발 하시는 게 저 연령대 분들의 소소한 일과였을 것이다. 또한 동네 근처 약수터에 가서 약수를 뜨고 배드민턴을 치는 그런 노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골프라...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노인들의 생활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노인인구가 점차 늘고 있는 이 시점에 분명 노인을 상대로 하는 그 무언가를 하지 않으며 이제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업도 자영업자도 노인에 관해서 연구해야 하며 무술 도장도 이제는 예전처럼 어린이 혹은 젊은 세대만 상대할 것이 아니라 노인을 겨냥해야 한다.
예를 들어 50세가 넘으면 매년 0.8~1% 정도의 근 손실이 오고 60대가 되면 근력운동을 해도 근육 형성이 쉽지 않다. 게다가 70대부터는 연 3% 이상 근육이 감소하므로 낙상사고가 일어나면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무술 도장은 노년에 할 수 있는 기공체조라든가 혹은 근력운동을 겸한 몸 쓰기 운동과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도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인데 대부분의 도장이 이와 같은 대비가 전혀 없다.
시대보다 앞서가는 것은 힘들지만 뒤처지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모든 것이 서서히 진행되어 삶 속에서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루어 그 변화에 적응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면 요즘 사회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새로운 것이 너무나 빠르게 삶 속에 침투하고 그 빠른 변화를 미처 따라가기도 전에 또 새로운 것이 나온다.
어제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서 오랜만에 멀리 다녀왔는데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분이 드론을 띄워서 논에 농약을 살포하는 것을 보고 차를 세워 한참을 구경했다. 드론은 한 마리 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창공을 날아 뿌연 액체를 연신 힘차게 뿜어댔다. 드론이 농약을 뿌리는 것을 처음 본 필자는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 사회는 이제 우리가 적응하는 것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운영하는 무술연맹의 최고 고문이신 김용신 고문과 오늘 전화 통화한 내용을 끝으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78세이신 김용신 고문님은 매일 하루도 무술 수련을 거르지 않으신다. 게다가 생활체육 탁구 시니어부 경북도 대표로 시합에까지 출전하는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 노인 시대가 막을 열었다. 앞으로 노인 문화는 더 큰 비중으로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매김할 것이고 노인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큰 발전과 성공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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