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청년층의 미래 소득 증가 가능성을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장래소득 인정 제도’의 활용 정도가 은행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연령과 신용점수 등 세부 기준도 은행별로 달라 동일한 소득과 조건을 가진 청년이라도 어느 은행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대출 가능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의원(조국혁신당)이 5대 시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상반기 장래소득을 반영해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은 총 3조3,567억원, 9,1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908억원, 5,030건과 비교해 금액은 98.5%, 건수는 81.4% 증가한 규모다.
장래소득 인정 대출은 특히 20·30대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20·30대 취급액은 2조7,677억원으로 전체 장래소득 인정 대출의 82.5%를 차지했다. 취급 건수 역시 7,347건으로 전체의 80.5%에 달했다.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0대 취급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96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4,029억원으로 119.1% 증가했다. 20대도 같은 기간 1,966억원에서 3,648억원으로 85.6% 늘었다.
문제는 은행별 활용 수준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2026년 상반기 장래소득 인정 주담대 취급액은 신한은행이 2조1,816억원으로 5대 은행 전체 취급액의 65%를 차지했다. 이어 국민은행 5,918억원, 농협은행 2,697억원, 우리은행 2,275억원, 하나은행 861억원 순이었다.
전체 신규 주담대 가운데 장래소득 인정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신한은행은 17.8%였지만 국민은행 3.7%, 우리은행 2.0%, 농협은행 1.8%, 하나은행은 0.6%에 그쳤다.
가장 높은 신한은행과 가장 낮은 하나은행의 차이는 약 29배다.
은행별 적용 기준도 제각각이었다. 국민은행은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농협은행은 만 50세 미만, 우리은행은 만 39세 이하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하나은행은 별도의 연령 기준 대신 개인신용평점 655점 이상이라는 요건을 적용하고 있었다.
만기 10년 이상, 비거치식 분할상환, 무주택 근로자, 주택구입 목적 등의 공통적인 조건은 있지만 연령과 신용점수 등 실제 적용 여부를 가르는 세부 기준에서는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장래소득 인정 여부는 특히 현재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앞으로 임금 상승 가능성이 있는 청년층의 대출 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소득만으로 상환능력을 판단할 때보다 장래소득을 인정받을 경우 소득 산정액이 높아져 DSR·DTI에 따른 대출 가능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은행마다 차주 구성·리스크 관리 달라…일률 적용 어려워”
금융권에서는 장래소득을 어느 정도 인정할지는 각 은행의 여신심사와 위험관리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래소득은 현재 실제 발생한 소득이 아니라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을 추정해 반영하는 만큼 직업 안정성이나 근속기간, 연령, 신용도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마다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연령·소득·신용도 구성과 내부 위험관리 기준이 다른 만큼 단순히 장래소득 인정 대출 비중만으로 적극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은행별 격차가 29배까지 벌어진 상황에서는 단순한 영업전략이나 위험관리 차이를 넘어 장래소득 적용 기준과 심사 과정이 적정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여신심사는 필요하지만 장래소득 인정 여부가 사실상 청년층의 주택구입 가능 자금 규모에 영향을 주는 만큼 최소한 적용 기준과 심사 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층 “같은 소득인데 어느 은행 가느냐에 따라 한도가 달라진다면…”
청년 차주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사회생활 초기인 20·30대는 중·장년층에 비해 현재 소득과 축적된 자산이 적은 경우가 많아 주택 구입 과정에서 대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장래소득 인정 여부는 단순한 대출 심사 기준 하나가 아니라 실제 마련할 수 있는 주택구입 자금과 직결될 수 있다.
특히 같은 나이와 직업, 비슷한 소득과 신용도를 가진 청년이라도 A은행에서는 장래소득을 인정받고 B은행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면 실제 대출한도가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청년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환능력뿐 아니라 ‘어느 은행을 선택했느냐’가 대출한도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되는 셈이다.
은행마다 적용 대상 연령까지 다르다는 점도 혼란을 키울 수 있다.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차주의 경우 특정 은행에서는 장래소득 인정 대상이 되지만 다른 은행에서는 연령 기준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별 장래소득 인정 기준을 소비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금융당국이 은행별 적용 실태와 격차 발생 원인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의 건전성 관리와 청년층의 금융 접근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도 과제다. 장래소득을 지나치게 폭넓게 인정할 경우 상환능력보다 많은 대출을 유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적용하면 현재 소득이 낮은 청년층에게 제도의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연 의원은 “장래소득 인정 제도는 현재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청년층의 주거 마련을 돕기 위한 제도인데, 어느 은행을 찾아가느냐에 따라 적용 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문제”라며 “은행의 합리적인 여신심사 자율성은 존중하더라도 은행별 격차가 지나치게 큰 원인이 무엇인지는 금융당국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래소득 인정 대출이 올해 들어 빠르게 늘고 있고 이용자의 80% 이상이 20·30대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은행별 자율심사의 영역으로만 둘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가 예측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 기준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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