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간의 경영 성과와 조직문화 격차가 날로 벌어지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의 부작용이 한계에 다르고 있다.
2012년 신용·경제 사업 분리(신경분리) 이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천문학적 흑자를 내는 금융과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경제 계열사 간의 괴리감이 조직 내부의 분절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사진)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2020년 2조 488억 원이던 연결 당기순이익이 2025년 2조 5,112억 원으로 뛰었다.
2026년 상반기에만 NH농협은행(1조 1,808억 원)과 NH투자증권(8,444억 원)의 선전으로 1조 7,79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그룹 전체의 곳간을 채웠다.
농업·농촌 지원에 쓰이는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 역시 2023년 4,927억 원에서 2026년 6,930억 원으로 40% 넘게 늘어났고, 배당금 지급액도 7,600억 원에 달했다.
반면 농협경제지주는 유통·소비 트렌드 변화와 원가 부담 직격탄을 맞아 구조적 침체에 빠졌다. 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농협홍삼, 농협목우촌 등 핵심 계열사 대다수가 만성 적자에 갇혀 있다. 경제지주의 배당금 지급액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 연속 '0원'을 기록했다.
적자 늪 속에서도 고정비 성격의 농지비 납부액은 2023년 476억 원에서 2026년 572억 원으로 20% 이상 늘어나 재무적 압박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영 지표의 불균형은 보상과 처우, 나아가 조직문화 전반의 양극화로 직결됐다. 유리천장 지표에서도 차이가 확연하다. NH농협은행의 부장급 이상 여성 간부는 2020년 35명에서 2026년 8월 132명(18.5%)으로 3.7배 급증했으나, 여성 고객 접점이 핵심인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은 같은 기간 7년 연속 고위직 여성 간부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현장의 시각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시중 금융지주와의 치열한 디지털·자산관리 경쟁 속에서 독자적인 리스크를 감내하며 거둔 결실"이라며 "그룹 전체의 농업인 지원비와 배당금을 사실상 전담하다시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부문의 지속적인 적자 보전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안팎의 시선은 금융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경제지주 및 중앙회 내부 관계자는 농협 본연의 정체성을 짚었다. 한 내부 관계자는 "농협의 설립 근간은 농민의 판로 확보와 농축산물 유통에 있으며, 유통 계열사는 태생적으로 공공성과 공익적 적자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과거 중앙회 일괄 공채 시절에는 '농협인'이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순환 근무가 이뤄졌지만, 개별 채용 정착 이후 실적에 따른 성과급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이 누적돼 범농협 차원의 동질성은 사실상 와해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향해 양극화 해소 대책이 집중 추궁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경분리 당시 기대했던 전문성 강화의 이면에 '각자도생'과 '내부 단절'이라는 그늘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해법은 두 갈래로 좁혀진다. 유통 계열사의 뼈를 깎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와 병행해 개별 채용으로 분절된 계열사 간 인적 교류를 복원하고 성과 평가 체계를 농협 본연의 가치와 연계하는 통합적 인사·조직 혁신이 시급하다.
공익적 정체성과 시장 경쟁력 사이의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면, 농협의 '지주 간 분절'은 단순한 실적 격차를 넘어 조직 존립의 기반마저 흔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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